스포츠일반
대한 보디빌딩 협회, OCA에서 제명된 이유는?
7일 오만에서 제2회 아시안비치게임이 개막한다. 하지만 한국 보디빌딩은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1978년 미스터 코리아에 오른 조영훈 씨는 "참가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대한보디빌딩협회는 "참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아시안비치게임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여름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2008년 창설한 대회다. 2회 대회에는 14개 종목서 2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보디빌딩이 이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혹은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측의 의견은 엇갈린다.
○"OCA에서 제명됐다" VS "세계연맹을 따른다"
조 씨는 "OCA가 인정하지 않는 조직이 만든 대회에 대한보디빌딩협회가 선수를 내보냈다. 현재 대한보디빌딩협회는 OCA로부터 제명된 상태다. 결국 OCA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는 참가할 수 없게 됐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근거로 문서를 제출했다. ABBF는 2009년 9월 6일 '대한보디빌딩협회는 7월 26일 IFBB가 만든 대회에 참가했다. 7월 25일에는 50년 역사의 ABBF에 대적하기 위해 새롭게 조직된 아시아 피트니스 보디빌딩 협회의에 참석했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다. 8월 13일 ABBF 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ABBF 규정 37항에 의거해 대한보디빌딩협회를 제명하기로 했다'고 공문(사진1)을 보냈다.
조 씨는 올 5월 24일 OCA로부터 'ABBF만이 OCA가 인준한 유일한 기관이다'라는 답(사진2)을 얻었다. 그는 "ABBF는 OCA의 허가를 받고 제제를 가한 것이다. OCA의 뜻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대한보디빌딩협회의 입장은 다르다. 협회 관계자는 "OCA는 제제를 가하는 단체가 아니다. 우리는 ABBF의 회원이 아니다. 회원이 아닌데 제제를 받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ABBF는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당시 부정을 저질러 국제보디빌딩연맹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단체다. ABBF는 아시아단체다. IFBB는 공인된 국제보디빌딩연맹이다. 우리는 더 규모가 큰 세계연맹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아시안비치게임에 대해서도 "참가하려고만 하면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참가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밝혔다.
○보디빌딩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다면?
조 씨는 "대한체육회가 나서 한국 보디빌딩이 OCA 산하단체인 ABBF에 재편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보디빌딩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제외됐다. 조 씨는 "복싱처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만 됐어도 이미 문제가 됐을텐데…"라고 말한 뒤 "2018년에는 보디빌딩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포함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지만 대한보디빌딩협회가 지금과 같은 자세를 취한다면 한국은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한다. 금메달 한 두 개를 잃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에 반론을 제기했다. 관계자는 "OCA가 아시안게임을 주최하는 것은 맞지만 ABBF는 또 다른 단체다.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이 된다면 한국은 당연히 출전한다"고 했다. 이어 "협회는 아시안게임에 보디빌딩이 주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스포츠 외교를 펼쳐왔다. 출전이 불가한 대회를 위해서 노력했겠는가. 조 씨가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라고 반박했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