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국이 새 프로그램들의 부진한 성적으로 연일 한숨을 쉬고 있다.
MBC가 지난 가을 개편에서 내놓은 대표적인 신작들은 5편. '여우의 집사'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개그쇼 난생처음' '아름다운 이들을 위한 콘서트'와 시트콤 '몽땅 내사랑' 등이다. '김혜수의 W' '후 플러스'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예능강화'를 외쳤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 한자릿수 시청률에 매회 혹평일색이라 '무리한 편성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진부한 포맷'. '위대한 탄생'은 Mnet '슈퍼스타K 2'를 의식해 만들었다. MBC측은 '오래된 기획'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위간부의 지시 때문에 급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진 상태다. 지난달 첫방송에서는 신승훈·이은미 등 참여한 '멘토'들을 띄워주는 데 급급하더니 일본 현지 오디션을 보여준 3일 방송에서는 늘어지는 지루한 편집으로 질타를 받았다. 현지 오디션 참가자들의 실력도 수준미달이었다는 평가. 이날 방송은 9.5%(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여우의 집사'도 마찬가지다. 여배우와 '꽃미남' 집사의 일상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형식으로 '우리 결혼했어요'와 유사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 '부부관계'라는 설정을 '주종관계'로 바꾼 것 뿐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4일 첫방송에서 6.3%로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했다. 이에 제작진이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해 눈길을 끌겠다'는 애초 기획의도를 '다양한 시청자들의 현실공감'으로 수정하며 거의 모든 출연진을 물갈이하는 '강수'를 두겠다고 선언했다. '포맷 전면수정 시기'는 내년 1월이 될 전망. 2일 방송에서는 4.4%까지 떨어졌다.
심야시간에 편성된 '개그쇼 난생처음'도 고전중이다. '슈퍼스타K 2'의 심사평을 모방하고 엉성한 CG를 사용하는 등 색다를 것 없는 내용으로 혹평받았다. '고민없이 만든 프로그램'이란 비난 속에 2%대 시청률의 굴욕을 당하고 있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MBC의 이번 가을 개편은 실패"라며 "급조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건 누가봐도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