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28)가 정규시즌 타격 7관왕에 이어 오프 시즌에서도 전관왕에 올랐다.
이대호는 11일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0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유효표 총 373표 가운데 343표가 이대호에게 몰렸다. 최다득표자 홍성흔(지명타자·롯데)에 불과 1표 뒤졌을 뿐이다. 수비력이 떨어져도 그가 최고 3루수라는 데에는 별로 이견이 없었다.
이대호는 "올시즌 이 몸(체중 130㎏)으로 3루수를 보느라 힘들었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님, 김무관 타격코치님,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 (신)혜정이에게 감사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대호는 겨울에도 단연 주인공이다. 정규시즌 MVP를 시작으로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을 비롯한 각종 언론사가 주는 연말 대상을 휩쓸었다.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세계신기록을 세운 한화 류현진과도 양분하지 않는다. 구단 MVP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이대호의 시상식 싹쓸이는 1999년과 2003년 이승엽(당시 삼성)을 연상케 한다. 99년 54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겨울 시상식을 독식했다.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웠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트로피 수는 2010년 이대호가 더 많다. 이승엽은 99년 5개 공격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3년에는 개인 타이틀 3개를 땄다.
이대호는 올해 홈런 44개, 타점 133개, 안타 174개, 타율 0.364, 득점 99개, 장타율 0.667, 출루율 0.444로 7개 타이틀을 따냈고, 정규시즌 MVP를 수상해 트로피가 8개에 이른다. 구단 시상식에서도 총 8개 부분을 수상했고, 언론사 시상식 대상 3개와 일구회 최고 타자상을 받았다. 여기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땄다. 정규시즌 MVP 부상(4500만원 상당의 승용차)과 각종 상금을 합치면 1억원이 훨씬 넘는 부수입을 올 겨울에 올렸다.
이대호는 그래도 배고프다. 그는 "사실 진짜 받고 싶은 상은 '남편상'이다. 지난 겨울 결혼한 뒤 야구가 잘 됐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각종 시상식마다 아내와 동행, 자랑스러운 남편임을 자랑하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