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 석자 좀 기억해 주세요."
탤런트 유서진(33), 연예계에 발을 들인 지 벌써 13년차이지만 아직도 팬들이 드라마 속 이름으로만 기억하고 자신의 이름은 잘 모른다며 입을 삐쭉 내민다. 주말극 1위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길이 남기고 싶다는 유서진과의 유쾌한 수다.
-'시크릿가든'에서 신경 정신과 전문의로 나온던데.
"현빈의 주치의다. 아주 오래된 연인이었는데 헤어진 다음에 쿨한 사이가 됐다. 카운셀링도 해주고 정신적인 모든 걸 상담해준다. 현빈이 하지원과 몸이 바뀌자 가장 먼저 털어놓고 상담한다."
-실제 성격도 쿨한 편인가.
"뒤끝이 없다. B형같은 A형이라고나 할까."
-촬영장에서도 큰 언니 노릇할 거 같다.
"선생님들 빼고는 내가 최고 연장자인거 같다. 그나마 위안은 무려 다섯살이나 어린 82년생인 현빈과 극중 동갑내기로 나온다는 거? 친구들도 브라운관으로 봐도 동갑같다고 얘기해줘서 기분이 좋다. 하하."
-특별한 '동안' 관리법이 있나.
"잘 먹고 잘 자는거? 성격이 낙천적이라 그런지 아무리 힘들고 고된 일이 있어도 잠만큼은 '꿀잠'이다. 그리고 쉬는 날엔 관리도 꾸준히 받는 편이다. 뭐든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 거 같다."
-실제로 현빈과는 어찌 지내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배우다. 정말 성실하고 배울게 많은 친구다.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고."
-'시크릿가든'은 드라마 '온에어' 팀이 다시 뭉친거라던데.
"'온에어'에서 고(故) 박용하의 동료 윤PD로 나왔다. 그때 김은숙 작가가 예쁘게 봐 주신거 같다. "이번엔 역할이 크지 않아 미안해"라고 하더라. 하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두말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커리어우먼 역할을 많이 맡았다. 있는 집 자식에 사람들이 다 부러워하는 그런 캐릭터라 방송 중에는 곧잘 화제가 되곤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드라마가 끝나면 나도 덩달아 잊혀지더라. 시청자들이 유서진 이름 석자를 기억하지 못해 아쉽다. 서른 중반에 사람들이 내 이름 석자를 기억하게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목소리가 좋다. 라디오 출연 중이라던데.
"목요일마다 '이수영의 뮤직쇼'에 나간다. 나중에 라디오 DJ를 해보는게 꿈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목소리만으로 드라마를 진행하는데 그때마다 내 이름 서진으로 나간다. 사람들한테 내 이름을 알릴 수 있어서 좋다."
-다른 분야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나.
"영화 '100%'에 캐스팅돼 조만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거 같다. 또 뮤지컬이나 연극에도 도전해볼 작정이다.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유서진이라는 배우의 색깔이 결정되는거 같다."
-결혼 계획은.
"흐흐, 연애한지 1년도 넘은거 같다. 한석규 이병헌씨처럼 목소리 좋은 남자가 이상형이다. 얼굴보다는 보이스가 먼저다. 남들은 특이하다 그러는데 목소리 좋은 남자가 매력적인걸 어떡하나. 엄마는 '이제 결혼 좀 하라'고 성화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거 같다. 서두른다고 될 일도 아니고."
-앞으로의 계획은.
"연기 경력에 비해 못해본 게 정말 많다. 진한 멜로도 해보고 싶고. 예전에 드라마 '유리의 성'에서 일방적인 사랑은 해봤지만 양방향 사랑을 나누는 역할은 해보지 못했다. 욕심이 진짜 많은 편인데 팔색조처럼 다양한 연기를 펼쳐보이고 싶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