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에선 일본 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를 선호한다. 일단 일본에서 검증된 선수는 기량과 적응 문제 부담이 적다는 판단이다. 마찬가지로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한국 출신 외국인 선수'가 인기다.
라쿠텐은 17일 올 시즌 두산에서 활약한 켈빈 히메네스(30)와 전격 계약했다. 히메네스는 2010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남겼다. 히메네스는 이례적으로 스카우트를 직접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파견해 뽑았던 선수라 두산의 아쉬움은 컸다. 가뜩이나 두산은 타이론 우즈·게리 레스·다니엘 리오스 등 외국인 선수 세 명을 일본으로 보낸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히메네스 계약을 앞두고 일본 닛칸겐다이는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은 물론 구단 스카우트가 오래 전부터 히메네스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꾸준히 한국 야구 관계자로부터 정보를 수집했다"고 전했다. 스포츠호치는 18일 히메네스 계약을 보도하며 "과거 한국에서 활약한 뒤 일본으로 온 선수들은 '대히트'한 경우가 많다"며 "과거 한국에서 뛰던 세스 그레이싱어(요미우리·전 KIA)나 주니치에서 홈런왕에 오른 우즈처럼 히메네스도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했다. 이들 외에 SK 출신 호세 페르난데스는 2003년 지바 롯데에서 타율 3할3리·32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급 활약을 했다.
몸값이 싸다는 점도 장점이다. 히메네스만 하더라도 스포츠닛폰 보도에 따르면 연봉 4000만엔의 1년 계약이다. 실제로는 더 큰 규모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출신 몸값보다는 저렴하다. 위험 부담도 낮다. 일본 구단은 한국 야구계와 여러 교류 관계가 있어 인적 정보를 모으기도 쉽다.
거듭된 이적에 대해 "한국 프로야구가 일본을 위한 외국인 선수 육성 기지냐"는 비난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양국 리그 간 연봉 격차는 넘어서기 어려운 장벽이다. 두산 관계자는 "라쿠텐이 2년 총액 200만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많은 외국인 선수가 "한국에서 성적을 낸 뒤 일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