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이 3개 기업의 경쟁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상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24일 "이미 창단 의사를 밝힌 엔씨소프트 외에 두 개의 기업이 내년 1월 11일 KBO 이사회 전에 창단 의향서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 제9구단 창단은 이들 기업간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단 창단은 사장단 모임인 KBO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구단주 총회에서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나머지 두 기업이 어디인지에 대해서 KBO는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국내 50위권에 드는 굴지의 A기업과 엔씨소프트와 비슷한 IT업체인 B기업이 참여할 것이라고 알려져있다. A기업은 소비재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B기업은 엔씨소프트와 업계에서 경쟁을 펼치는 비슷한 규모의 회사라는 예측이 나돌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엔씨소프트처럼 야구단 창단에 대한 의지는 확고한 편이라고 한다. 이 총장은 "이들 두 기업도 연고지인 통합 창원시의 지원을 매우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며 "결국 9구단 창단은 기업 규모가 아니라 어느 쪽이 좀더 야구단 운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O 관계자들은 이번 주말에도 이들 기업과 접촉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KBO는 기업간 경쟁을 통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재정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야구단 운영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9구단 창단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허구연 야구발전실행위원회 위원장은 "두 기업 말고도 9구단 창단에 관심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많다. 재정문제로 우려를 샀던 히어로즈(넥센)보다 훨씬 안정적인 기업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한편 9구단 창단이 가시화되며 10구단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0구단 창단은 연고지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현재로선 통합 창원시의 구장 장기임대 및 야구장 명칭 사용권 등의 혜택에 매력을 느껴서 나서고 있다. 창원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에서는 이렇다할 움직임은 없는 상황.
인구 밀집지역이 많고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가 유력한 10구단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원시와 성남시가 가장 좋은 입지 조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위원장은 "조만간 시장들을 만나 연고지 유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수원과 성남에서 의욕을 나타낸다면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있는만큼 충분히 10구단 창단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창원시가 먼저 의욕적으로 나서며 판이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이런 과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상설 기구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일처리를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창단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컨트롤타워를 통해 철저한 분업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했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