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팀(본명 황영민·29)이 3년 만에 돌아왔다. 외모는 예전 그대로인데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어딘지 모르게 편안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다. 무대와 관객들을 향한 그리움이 그를 바꿔놓은 듯 했다. 지난달 25일 정규 5집 '뉴 비기닝스(New Beginnings)'를 발표한 팀은 "얼마 전 타이틀곡 '남자답지 못한 말'로 컴백 무대에 섰다. 정말 모든 게 감사하더라. 대중들이 나를 많이 잊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날 관객들이 많이 호응해줬다. 다시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며 미소지었다.
-3년 만이다."그 동안 팀의 정체성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가수가 아니라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음악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잠깐 했는데 도저히 음악을 버릴 수 없었다. 음악이 나고 , 내가 음악이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더욱 '팀'스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앨범 작업할 때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은."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유투(U2)의 보컬 보노가 '대중에게 맞춰서 음악을 만든 적이 없었다'고 한 말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음악적으로 과감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타이틀곡 ‘남자답지 못한 말’을 이루마가 작곡했다."이루마와는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지난해 같은 소속사가 되면서 친해졌고, 이번 앨범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예전부터 그의 연주를 들으면서 내 음악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타이틀곡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하다. '러브 송(Love Song)' 피처링을 해준 린은 타이틀곡 작사도 해줬다."
-팀의 대표곡 '사랑합니다'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한 곡이 8년 동안 사랑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사랑합니다'는 만 번은 넘게 부른 것 같다. 이번 신곡 '남자답지 못한 말'은 SBS 인기드라마 '시크릿가든'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랑합니다'와 느낌은 다르지만 장르가 같다. '팀'표 발라드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사랑합니다'를 뛰어넘지 않을까."
-12월 23일이 생일이었다. 생일은 어떻게 보냈나."이번에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웃음) 파티를 크게 열고 싶지 않더라. 팬들과 생일파티는 먼저 했고, 생일엔 집에 혼자 있었다. 받은 선물을 정리하고 청소를 했다. 생일 축하 문자도 많이 오고 전화도 많이왔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쉬는 동안 뭐했나."운동하고 봉사활동도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사랑의 밥퍼' 봉사를 다니고 있다. 갈 때는 내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가지만 올 때는 그 사람들에게 오히려 내가 많은 것을 받아서 온다. 그게 봉사의 매력인 것 같다."
-해외 봉사를 갔다와서 아팠다던데."아프리카 다녀온 후 A형 간염에 걸렸다. 병원에 갔는데 치료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냥 쉬는 게 최선이고, 아픈 증상이 나타날 때에 맞춰 처방하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그러다가 아는 사람이 A형 간염으로 돌아가셨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삶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것 같다. 다행히 나는 완쾌했다."
-최근 성유리와의 듀엣곡 '연인선언'을 불렀다."유리랑은 워낙 친한 친구다.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다. 유리는 노래를 안 한지 오래여서 노래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컸을텐데 기꺼이 내 부탁을 들어줬다."
-내년이면 만 30세다."아이고.(웃음) 나이는 와인과 같다. 와인이 오래되면 될수록 좋은 것 처럼 나이도 들면 들수록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성숙한 기쁨을 누릴 수 있고 좋다."
-연애는 안 하나."지금은 여자친구가 없다. 3년 동안 연애를 안했다. 좋은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이다. 결혼도 하고 싶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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