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30)이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 UFC에서 5연승을 달렸다. 김동현은 조르주 생 피에르(30·캐나다)가 챔피언에 올라 있는 UFC 웰터급(73㎏ 이하) 정상권에 한걸음 다가섰다.
김동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25' 경기에서 네이트 디아스(26·미국)를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눌렀다.
김동현은 레슬링 기술을 앞세워 경기내내 리드를 지켰다. 1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디아스를 쓰러뜨린 뒤 라운드가 거의 끝날 때까지 포지션을 지켰다. 2라운드 패턴도 비슷했다. 디아스가 타격전을 펼치려 했지만 김동현의 태클에 번번이 무너질 뿐이었다.
김동현은 3라운드 중반까지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다 디아스의 반칙성 무릎 공격을 머리에 허용한 뒤 흐름을 빼앗겼다. 이후 김동현은 경기 종료까지 디아스의 강펀치에 시달리며 역전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디아스는 종합격투기 전적 12승 5패를 기록한 UFC 수준급 파이터다. 특히 한 차례도 KO패를 당하지 않은 맷집과 근성 때문에 '좀비 파이터'로 불리며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고전하긴 했지만 김동현은 UFC 데뷔 후 상대한 파이터 중 최고 대어를 잡았다. 특히 레슬링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임을 입증했다.
김동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GSP(조르주 생 피에르)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UFC 톱클래스와 경쟁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실제로 김동현은 더이상 다크매치(TV에 중계되지 않는 경기) 선수로 뛰기엔 아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이날 경기도 메인매치(TV로 중계되는 경기)로 열렸다.
그러나 챔피언 도전권을 얻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조쉬 코스첵·티아고 알베스·존 피치·댄 하디·B.J. 펜 등 쟁쟁한 파이터가 웰터급 톱클래스를 형성하고 있다. GSP를 제외해도 UFC에서 가장 강력한 파이터들이 웰터급에 몰려 있다.
디아스를 꺾었지만 숙제는 아직 남아있다. 지나치게 레슬링에 의존한 김동현의 스타일은 경기력의 약점인 동시에, 흥행성을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김동현이 GSP를 기다린다고 외쳤을 때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졌다. "아직 챔피언감은 아니다"라는 의미였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