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도하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아시안컵 메인 스타디움인 칼리파 스타디움과 이정수(31)의 소속팀 알 사드의 홈구장 알 사드 스타디움은 차로 5분 거리다.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도하 시내 중심에 위치한 카타르 스포츠 클럽 스타디움은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아시안컵이 열리는 5개 구장이 모두 25분 이내로 이동이 가능하다. 가히 축구 도시라 할 만하다.
스타스리그라는 명칭이 붙은 카타르 프로축구는 총 12개의 팀으로 운영된다. 12번의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알 사드가 가장 유명하며 조용형(28)이 속한 알 라이안은 1967년 창단해 가장 긴 클럽 역사와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팀이다.
한국의 경기도와 비슷한 면적, 인구는 200만명에 불과하지만 스타스 리그는 가스 머니의 유입과 왕족의 지원으로 활발하게 돌아간다. 카타르는 세계 3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며 왕족들은 축구에 비이성적으로 열광한다. 한 왕자는 2000년대 초반 매년 구단들에게 운영 지원금으로 1000만달러씩 지급하기도 했다.
자금이 풍부한 덕분에 세계적인 스타들이 카타르 리그에서 뛰기도 한다. 알 사드에서는 호마리우(브라질)·알리 다에이(이란)가 활약했고 알 라이안은 페르난도 이에로(스페인)와 네덜란드의 데 부르 형제를 영입하기도 했다. 아르헨티아의 전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도 한 때 알 아라비에서 뛰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미드필더인 압둘 케이타(30)가 알 사드에서 뛰고 있고 무회전 프리킥의 1인자였던 주지뉴(브라질)는 2009년부터 알 가라파에서 활약중이다. 스타스 리그답게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들이 뛰고 있는 것인데 이들은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
조용형은 "왕자들이 얼마나 부자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돈을 펑펑 쓰는 것은 맞다. 왕자와 친하게 지내던 한 용병은 람보르기니를 선물로 받았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돈으로 스타는 모았어도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순수한 열정까지 살 수는 없었나 보다. 카타르 리그의 평균 관중은 1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대박이라 할 수 있는 만 명이 이상이 찾는 경기는 한 시즌에 7~8경기도 되지 않는 게 현지교민들의 얘기다. 더군다나 알 사드같은 부자 구단은 입장료를 전혀 받지 않음에도 관중석이 꽉 차는 일이 거의 없다. 스타스 리그는 요란한 빈 수레라는 얘기다.
카타르에서 5년째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 이동진(21)씨는 "카타르 국민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장을 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덥다는 것도 문제지만 유럽의 프로 축구 리그가 TV에 계속 나오다보니 집에서 TV로 축구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