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김해진, 부상 회복 후 종합선수권대회 우승
"부상 회복 후 첫 대회 우승 정말 기뻐요."
2010년 1월 10일, 한국 피겨계는 갑작스레 나타난 김해진(14·과천중)을 주목했다. 김해진은 그때 2010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총점 148.78점으로 우승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표였던 곽민정(134.23점)을 14.55점이나 높은 점수였다.
그 뒤 그는 '제2 김연아'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체적으로 가늘고 긴 실루엣이나, 쉽고 높게 점프하는 폼이 김연아와 비슷했다. 열 두살에 '트리플 5종(6개 점프 중 트리플 악셀 제외)' 점프를 모두 완성한 것도 김연아와 꼭 닮았다. 국내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중학교 입학 전 트리플 5종을 모두 뛴 선수는 '피겨 퀸' 김연아(21·고려대) 뿐이었는데, 김해진이 그 뒤를 이은 것이다. 지난해 트리글로프 트로피 대회 노비스 부문에서 우승한 것도 쾌거다. 2002년 김연아가 우승한 대회에서 김해진은 똑같이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승장구하던 김해진은 지난해 9월 시련을 맞았다. 지난해 9월 초 과천실내아이스링크에서 훈련을 하던 그는 다른 선수와 부딪혀 왼 발목 아킬레스건 위쪽이 찢어졌다. 수술 후 한동안 빙판에 서지 못하는 바람에 그토록 원했던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총 2차례 출전)를 한 차례 포기했다. 부상에서 채 회복되기도 전 나머지 한 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결국 28위에 그쳤다.
4개월이 흘렀다. 2011년 1월 16일, 김해진은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비상했다. 서울 태릉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65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그는 110.23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48.82점)를 합쳐 157.05점으로 우승했다. 2011 카자흐스탄 겨울아시안게임 대표인 곽민정(17·수리고)과 김채화(23·간사이대)·윤예지(17·과천고) 등 언니들을 또다시 누른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차세대 국가대표의 면모를 확실히 다졌다.
그는 "부상당했을 때는 눈 앞이 캄캄했는데, 국제대회에 나갔더니 러시아의 툭타미셰바·미국의 크리스티아 가오처럼 잘하는 또래 친구들이 많았다. 지금은 그들보다 훨씬 부족지만 언젠가 꼭 이기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 물었다"며 "완전히 부상에서 회복한 뒤에는 처음 출전한 대회인데,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여자부 2위는 박소연(강일중·154.08점)이, 3위는 곽민정(수리고·153.79점)이 차지했다.
온누리 기자 [nuri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