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NFL] 뉴욕 제츠의 ‘공공의 적’ 하인스 워드
“Can’t wait(기다릴 수 없다)!” 뉴욕 제츠의 새로운 구호다. 지난 16일 팍스보로에서 열린 AFC 챔피언십에서 뉴잉글랜드를 제압한 뒤 제츠 라인배커 바트 스캇이 ESPN과 인터뷰에서 “기다릴 수 없다”며 피츠버그전 필승을 다짐했다.
그의 ‘Can’t wait’ 인터뷰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100만 회를 훌쩍 넘을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제츠 멤버들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한 말이기도 했다. 이들의 훈련 구호도 다음 날부터 “Can’t wait!”로 바뀌었다.
제츠가 23일 적지 하인스필드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AFC 챔프전을 벌인다. 정규시즌 15주차 맞대결에선 제츠가 22-17로 승리했지만 당시 피츠버그에는 리그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로 꼽히는 트로이 폴라말루가 부상으로 뛰지 않았다. 이번 매치에서도 폴라말루의 활약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공산이 높다. 제츠가 폴라말루와 함께 각별한 경계, 아니 표적으로 삼고 있는 선수가 또 있다. 다름아닌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
거의 ‘공공의 적’ 수준이다. 특히 세컨더리가 그를 향해 분노를 참지 못했다. 코너백 안토니오 크로마티는 워드의 특기인 ‘블라인드 사이드 블락(상대가 못 볼 때 행하는 블락)’을 언급하며 “그는 더티 플레이어”라고 일갈했다. 제츠 수비 코디네이터 마이크 페틴도 “워드는 남들이 보지 못할 때에만 터프한 척 한다”고 비꼬았다. 제츠 세이프티 제임스 이헤디보도 거들었다. “초반부터 매몰차게 그를 상대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그 따위 행동을 보인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역시 세이프티로 뛰고 있는 에릭 스미스는 “지난 볼티모어전에서도 그는 치사한 블락을 계속 일삼았다. 수비수로서 울화가 터진다”며 분개했다.
이미 NFL은 워드의 블라인드 사이드 블락을 제재하기 위해 2009시즌부터 이른바 ‘워드룰’을 적용했다. 상대가 보지 못한 사이에 헬멧이나 팔, 어깨를 이용해 블락을 가하는 것을 금기시 한다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워드는 주심이 보지 못한 틈을 타 워드룰을 어기고 있다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말이다.
제츠 코칭 스태프는 피츠버그와 정규시즌 매치업에 앞서 워드의 블락 장면들을 편집한 뒤 디펜스팀과 긴급 회동을 가졌다. 스미스는 “비디오를 보며 더욱 화가 치밀었다”며 워드 타도를 부르짖었다.
디비저널 라운드에서 탐 브레이디와 웨스 웰커, 빌 벨리칙을 향한 분노를 경기력으로 승화시켰던 제츠는 워드를 통해 다시 한 번 ‘분노의 힘’을 발휘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제츠 멤버들이 모두 분개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렉스 라이언 감독은 워드에게 존경을 표했다. 볼티모어 수비 코치 때부터 10년 동안 워드를 대비해야 했던 그는 “워드가 잘못한 일은 전혀 없다. 왜냐면 그 때는 그런 룰이 없었으니까. 그는 매 플레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난 하인스 워드를 정말로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번 스틸러스-제츠전은 워드와 제츠 세컨더리의 대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할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원용석 중앙일보USA 기자 [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