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박찬호(38)가 31일 오후 3시 오릭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 공항에 입성했다. 갈색 수트를 입고, 카멜 빛 코트를 든 박찬호가 들어서자 일순간 수 십여 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펑펑 터졌다. 방송사 카메라는 시종 그의 뒤를 쫓았고, 미야코지마시 관계자들은 환영 플래카드를 펴들었다. 레이밴 선글라스를 쓰고 유유히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그 자체였다.
세련된 패션 감각이 돋보였다. 박찬호는 이날 갈색 수트를 입었다. 새하얀 셔츠에 넥타이, 베스트까지 완벽하게 갖춰입었다. 브라운계열 정장은 노란색 얼굴을 가진 동양인에게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색이다. 하지만, '코리안특급'이 입으니 은은한 부드러움이 흘렀다. 카멜색 코트를 매치해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줬다. 한 패션 관계자는 "공격적인 느낌을 주기보다, 유럽풍의 깔끔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려고 한 것 같다"고 평했다.
밝은 오렌지색 넥타이도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은미 제일모직 갤럭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오렌지 색 넥타이가 올 봄 유행 트렌드 중 하나다. 명품 브랜드에서 화사한 색깔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밝은 파스텔톤 색은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효과가 있다. 일본에서 새 출발 하는 박찬호의 각오가 '공항패션'부터 엿보였다.
박찬호은 오릭스서 한솥밥을 먹게 된 이승엽과 오는 1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후 2월 19일부터 3월 21일까지 현지에서 시범경기를 치른다. 오릭스는 2월 19일 오키나와에서 삼성과 경기를 치른 뒤 3월 10일 라쿠텐 , 3월 9일과 17일 지바 롯데와 차례로 시범경기를 갖는다. 한국팬들은 김병현, 김태균 등 일본리그에 진출해 있는 한국 선수와 맞대결도 기대할 수 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