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23·한국체대)이 2011 카자흐스탄 겨울아시안게임 4관왕을 향한 첫 발걸음을 뗐다.
이승훈은 31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실내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 5000m에서 6분25초55의 아시아 최고 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겨울아시안게임 스피드 장거리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스피드 장거리에서는 일본과 카자흐스탄이 금메달을 번갈아 가져갔다.
한국체대 전명규 교수는 "이승훈이 처음 스피드스케이팅에 발을 들였을 때만 해도 아시아 최고의 장거리 스타였던 일본의 히라코 히로키(29)는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이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히라코가 이승훈을 못 따라간다"고 귀띔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히라코는 이승훈보다 8초 1 뒤진 3위에 머물렀다.
2009년,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트로 종목을 전환한 이승훈은 출전 대회마다 쾌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밴쿠버올림픽에서는 5000m에서 은메달을, 1만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번 대회에서는 첫 출전한 5000m에서 2초84 차로 경쟁자 드미트리 바벵코(카자흐스탄)를 제쳤다.
이 날 열린 여자 3000m에서는 김보름(19·정화여고)이 4분10초54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쇼트트랙에서도 '빙상 코리아'의 위상은 재확인 됐다. 노진규(19·경기고)와 조해리(25·고양시청)가 남·여 1500m에서 동반 금메달을, 엄천호(19·한국체대)와 박승희(19·수원경성고)가 동반 은메달을 따냈다. 노진규는 이날 아스타나 실내사이클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첫날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2분18초998로 우승했고, 조해리는 여자 1500m 결승전에서 2분38초50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1위에 올랐다.
스키에서는 '깜짝 금메달'이 나왔다. 한국 알파인 여자 스키의 베테랑 김선주(26·경기도청)는 이날 알마티 침불락 알파인 스포츠리조트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활강에서 1분 37초 61만에 결승선을 통과,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한국 스키의 간판 정동현(23·한체대)이 1분 29초 78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첫 날 금4개·은3개·동1개를 휩쓴 한국은 개최국 카자흐스탄에 이은 종합 2위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아스타나=온누리 기자 [nuri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