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극 '드림하이'가 고공인기를 누리고 있다. 내용과 출연진들에 대한 관심 뿐 아니라 OST까지 호평받으며 성공적인 하이틴 드라마라는 말을 듣고 있다. 지난달 3일 첫방송 당시에는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보이며 동시간대 꼴찌에 머물렀지만 매회 조금씩 상승해 15%대를 훌쩍 넘어섰다. 15일 방송분부터 월화극 1위에 올라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 드라마 '드림하이'는 왜 떴을까.
▶'안구정화'의 최고봉...욘사마에서 아이유까지 '드림하이'의 특장점은 '안구정화'. 모시기 힘든 '욘사마'배용준과 박진영이 직접 출연까지 감행한 것도 보는 재미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전략이다. 초반부에 등장해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배용준에 이어 현재는 박진영이 주인공들의 성장을 돕는 멘토로 활약중이다. 특히 박진영은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 달리 '찌질남' 연기로 웃음을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정극연기지만 '기대 이상의 호연'이라는 평가다.
2PM 택연과 우영, 미쓰에이 수지, 아이유와 티아라 은정 등 당대 최고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도 단연 최고의 화제다. 택연과 은정은 이미 연기자 신고식을 마쳤지만 나머지 출연자들은 연기에 있어서 '초짜'라 우려가 앞섰던 게 사실. 주인공을 맡은 수지가 1, 2회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현재는 안정권에 접어든 상태다. 아이유와 우영도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택연과 우영 등 댄스가수들이 보여주는 댄스와 화려한 무대도 흥미를 돋운다. 극중 설정을 위해 준비하는 무대지만 실전 콘서트에 나서는 것처럼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출연진들이 입고 나오는 교복도 10대 시청자들 사이에서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여자 출연자들의 짧은 스커트와 다리가 길어보이는 남자 출연자들의 교복바지 등이 화제가 됐다. 뚱뚱하게 살찐 아이유가 날씬하고 예쁘게 바뀌어가는 '3단 변신' 과정도 이슈가 되고 있다.
톱스타와 유명인들의 카메오 출연도 인기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1회에 출연한 김현중과 조수미 외에도 닉쿤과 구준엽, 국민MC 송해, KBS 민경우 앵커 등이 깜짝출연해 '미친 존재감'을 발산했다.
▶잘 짜인 성장드라마..'오디션'으로 재미 더해 성장드라마의 특징을 잘 살려낸 것도 주요 인기요인이다. '막장'에 지친 시청자들에겐 청량감을 주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상대적 열세를 겪고 있던 주인공들이 역경을 딛고 날아오르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통쾌함을 선사한다. '제빵왕 김탁구'가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란 탁구의 고생담과 성장기를 통해 '탁구 키우는 재미'를 느끼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드림하이'도 주인공들이 톱스타로 자라나는 과정을 묘사해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도를 높인다.
인물 간 대결구도 역시 흥미를 자극한다. '누가 이기나'를 놓고 벌이는 인물들의 승부과정은 '슈퍼스타K'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최근 유행의 흐름과 맞물려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적절하게 가미된 멜로라인도 재미를 더해준다. 수지와 택연의 러브모드는 드라마 초반에 이미 예상된 일. 하지만 여기에 김수현이 끼어들면서 삼각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뚱뚱한 외모 때문에 자신감을 잃은 아이유가 우영에 대한 짝사랑 때문에 안절부절하는 모습도 웃음을 자아낸다.
▶박진영, 깨알같은 디렉팅..듣는 재미 백배 음악은 '드림하이'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필수요소다. '음악 드라마'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곡이 등장한다. 신세대 음악뿐 아니라 중장년팬도 흡수할 수 있는 옛노래도 등장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겨울아이' 등 기성곡들이 온라인 검색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랩퍼 산이와 소향이 부른 '어떤 이의 꿈'도 봄여름가을겨울이 부른 원곡과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며 인기몰이중이다. 원더걸스 선예가 부른 '메이비'도 공개 당시 크게 화제가 됐다. 이 노래는 극중 김수현과 수지의 듀엣곡으로 등장해 '최고의 하모니'라는 극찬을 받았다.
음악 작업은 박진영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출연진의 노래를 직접 디렉팅하며 한음한음 지도 중. 자신이 직접 부른 '못 잊은거죠'도 공개후 온라인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올랐다. 향후 공개될 OST 곡들에도 JYP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드림하이'의 한 관계자는 "박진영이 사력을 다해 한 곡 한 곡 OST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극중 톱가수로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사해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라며 "출연자들의 노래를 녹음할 때는 실제 음반 디렉팅을 할 때처럼 바짝 신경을 곤두세운다. 직업 가수가 아닌 김수현에게도 과거 god에게 했던 것만큼 독한 트레이닝을 시켰다. 심지어 김수현이 '가수는 진짜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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