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이 승인되면서 논점은 선수수급문제로 넘어갔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8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9구단 창단을 승인하는 데도 진통이 따르긴 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각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 각론의 실체가 바로 선수수급이다. 각 구단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합의안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수급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엔씨소프트의 창단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선수수급 어떻게?현행 규약에 의거해 엔씨소프트가 수급할 수 있는 선수 수는 20명이 넘지 않는다. 각 구단에서 보호선수 외 선수 1명씩 지원받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2명 우선지명권을 갖는 게 전부다. 외국인 선수는 3명 등록할 수 있지만 출장은 2명으로 제한된다. 이 인원으로는 2군 경기도 소화하지 못한다.
추가지원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거 쌍방울은 기존 구단에서 보호선수 외 2명씩을 지명했고 신인드래프트에서도 10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었다. 해체된 쌍방울을 선수단을 갖고 창단한 SK는 각 구단에서 1명씩 지원받고 신인 3명을 우선지명했다.
KBO는 이미 9구단의 선수수급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해 지난달 1차 이사회 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스포츠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각 구단이 기본 2명씩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선수 등급을 차등화 해 한 명은 보호선수 20명 외에서, 나머지 한 명은 보호선수 25명 외에서 지명한다. 여기에 창단연도 한국시리즈 종류 후 1~4위 팀은 추가로 한 명씩 더 지원한다. 순위별로 보호선수 범위를 달리해 1위팀은 25명 외, 2위팀은 28명 외, 3위팀은 30명 외에서 선수 지명이 되도록 조절했다.
또 올해 9월에 열리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부터 시작해 엔씨소프트에 2년간 2라운드에 10명을 우선 지명권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외국인선수 역시 4명 등록에 3명 출장으로 범위를 넓혔다. 엔씨소프트에 한해서는 FA영입 제한을 철폐해 FA신청자 수에 관계없이 3명까지 취득하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당장 내년부터 34명의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다. 이듬해에는 50명 이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초안일 뿐이다. 앞으로 협의과정에서 상당한 조율이 필요하다.
창단비용은 500억원?추가지원하는 선수 숫자 못지 않게 민감한 것이 보상 비용이다. 선수들이 구단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만큼 엔씨소프트가 기존 구단에서 선수를 빼오는 만큼 상당한 규모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2000년 SK는 7개 구단에서 1명씩 지원받으면서 10억원씩 보상했다. 당시 SK의 순수 가입금은 46억원이었다고 하지만 사실상 선수보상비 명목으로 각 구단에 가입금을 분배한 만큼 실질 가입금은 100억원이 훌쩍 넘었다.
이번에도 KBO와 엔씨소프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선수 보상금 규모다. 당초 큰 논란이 예상됐던 엔씨소프트의 가입금이 50억원 선에서 의외로 쉽게 책정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진짜 가입금은 선수보상금으로 돌려받겠다는 8개 구단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일단 KBO는 선수수급 지원방안 초안에서 선수당 보상금을 5억원으로 책정했다. 2명씩 지원하는 하위 4팀에게는 10억원씩, 3명씩 지원하는 상위 4팀에게는 15억원씩 지급하는 것이다. 이 비용만해도 100억원이다.
하지만 기존 구단들이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분위기다. 11년 전에도 1명당 10억원씩 보상했는데 지금와서 더 줄일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칠 수 있다. 1인당 10억원씩 요구하면 총 보상비는 200억원으로 치솟는다. 여기에 신인선수 10명에 대한 계약금과 외국인 선수 및 FA 선수 영입비용까지 포함하면 선수수급에만 수 백억원이 들어갈 수 있다. KBO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창단비용이 500억원까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환 기자 [hwan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