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구단 엔씨소프트의 선수수급 방안과 관련, 8개 구단 감독 및 선수들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간스포츠가 감독 8명과 선수 4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감독 전원이 '현재의 규약에 정해진 선수 지원으로는 부족하다'고 대체적인 의견일치를 보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각 구단이 조금씩 양보해 선수지원을 해 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선수들 역시 구단별로 2명 이상 지원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조사는 전화 인터뷰로 이뤄졌고 선수 설문에는 넥센을 제외한 7개팀에서 주전급 선수 6명씩 참가했다. ▶선수층이 두터운 상위권팀 감독들이 더 적극적대부분 감독들은 구체적인 선수 지원 규모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에는 조심스러워 했다. 선수 지원을 최소화하고 싶어하는 구단의 입장을 고려해야 했다.
가장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한 이는 평소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김성근 SK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현재 우리팀의 군 보류 선수까지 다 내 줄 수도 있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어차피 군보류 선수는 각팀의 실질 전력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1년 혹은 2년 손해본다고 생각하고 9구단이 1군에 진입하는 시점에 제대하는 선수들을 신생구단에 내준 뒤 1~2년 뒤 돌려받는 방법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도 "3명 보유, 2명 출전하도록 하자"며 적극지원을 제의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 역시 통큰 지원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선수 숫자를 밝히기 꺼렸으나 김 감독은 "이왕 9구단을 창단하기로 한 거 야구 발전과 흥행 차원에서 크게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잘 키운 선수들을 주는 것이 아깝지만 9구단이 빨리 경쟁력을 갖춰 올라오는 것이 궁극적으로 나머지 구단한테도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 양승호 롯데 감독은 "구단별 2명씩 지원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선수 지원에 대한 보상금 규모에 대해서는 약간의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익명을 요청한 모 감독의 경우 구체적으로 선수별로 차등화해서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에 대해서는 10억원~15억원, 보호선수 30명 외 선수에 대해서는 5억원~7억5000만원을 적정선으로 봤다. 류 감독은 선수 1명당 7억5000만원으로 조금 낮게 책정했다.
반면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던 조범현 KIA 감독과 김시진 넥센 감독, 한대화 한화 감독은 "기존 구단들의 사정도 생각해야 한다. 지원폭을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며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외국인 선수 지원에 대해서도 김성근 감독과 양승호 감독 등이 3명 보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한 반면 조범현 감독과 김시진 감독, 한대화 감독은 기존 구단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입장차를 보였다.
▶선수들, 국내 선수 위주로 대폭 지원하자선수들은 거침없었다. 감독들이 팀 전력과 선수단 운영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반면 선수들은 9구단 활성화가 더 많은 출전 기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구단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희망했다. 42명의 응답자 중 90%에 가까운 37명의 선수가 구단별 2명 또는 3명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명 이상을 얘기한 선수도 3명이나 된다.
선수지원에 대한 보상금 규모도 선수들은 가급적 적은 액수를 택했다. 절반이 넘는 27명의 선수가 1인당 5억원~7억5000만원이 적정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7억5000만원~10억원, 10억원~15억원을 고른 선수는 각각 5명씩이었다. 구단들이 재산권을 주장하며 1인당 10억원 이상의 거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보상금 규모가 크지 않은 것이 이적에 더 자유롭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타 의견으로는 "이적하는 선수의 연봉에 따라 보상금을 다르게 책정해야 한다"가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와 관련해서는 신생구단에 특혜를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기존 구단과 마찬가지로 2명만 보유해야 한다고 밝힌 선수가 절반인 21명이나 됐다. '3명 보유, 2명 출전'에 대해서는 17명이 찬성했고 '3명 출전'을 택한 선수는 4명에 불과했다.
9구단의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 기한에 대해서도 관대하지 않은 편이었다. 1년에 한해서만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2년 허용은 9명, 3년 허용은 7명에 그쳤다. 11명의 선수는 "기존 구단과 보유 숫자를 똑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확대 허용 기간이 필요없다"고 응답했다.
외국인 선수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 선수들의 자리는 줄어들기 때문에 선수들은 9구단 창단으로 인한 선수들의 기회 확대가 외국인 선수에 의해 제한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포츠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