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엔씨소프트가 창단 우선협상권자로 지정된 제 9구단 선수 지원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야구 규약에 따른 현행 선수 지원 방안의 골자는 2년 동안 신인 2명을 우선 지명하게 하고, 기존 구단이 보호선수 20명 외 1명씩을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 지원 가능한 선수 수는 12명 뿐이다. 이에 따라 KBO는 36~42명 규모의 지원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존 구단의 수용 여부가 문제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아직 구단들과 이 문제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ML의 사례를 보니메이저리그의 신생팀 지원은 드래프트 형식을 따르는 게 한국과 가장 큰 차이다. 이른바 확장 드래프트(Expansion Draft)다. 드래프트란 일정한 선수 풀을 놓고 복수 구단이 돌아가면서 지명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이는 1961년 이후 6차례 리그 확장이 모두 2개 팀 이상 증설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굳이 드래프트 형식을 취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기존 구단이 어떤 방식으로 선수를 지원하고, 신생 구단은 어떤 대가를 지불하는가이다.
가장 최근의 확장 드래프트는 1997년 이뤄졌다. 이듬해 정식 가입할 애리조나와 탬파베이를 위해서였다. 당시 확장 드래프트는 3라운드에 걸쳐 진행됐다. 1개 신생 구단당 1라운드 14명, 2라운드 14명, 3라운드 7명을 지명할 수 있었다. 각 라운드별로 신생 구단은 기존 구단 선수 1명씩만 지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기존구단이 내주는 선수는 2~3명이었다. 보호 선수는 1라운드의 경우 15명이었고, 2라운드부터는 3명씩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2라운드 보호선수는 18명, 3라운드 보호선수는 21명이 됐다. 선수 지원에 따른 보상금은 없다.
만년꼴찌를 원하는가메이저리그 확장 드래프트는 KBO 현행 규정에 비해 신생 구단에 우호적이다. 보호선수 범위가 좁고, 선수 보상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메이저리그가 KBO보다 훨씬 발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탬파베이와 애리조나는 보상금을 지불하지 않는 대신 1억3000만 달러를 메이저리그 중앙 기금에 냈다. 한국식으로는 가입금이다. 그리고 향후 5년 동안 총 2500만 달러에 대한 기금 권리를 포기한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메이저리그 기금은 결국 수익 사업으로 구단에 분배되기 때문에 선수 보상금이 따로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적·경영적 제약에 묶여 있는 KBO와는 다르다. 이는 기존 구단이 신생 구단 가입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과도한 선수 보상금은 리그 확장의 과실이 개별 구단 경비로 소모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가입금은 50억원 선. 하지만 "선수당 10억~15억원"이라는 일부 구단 의견에 따르자면 선수 보상금은 가입금의 몇 배로 커진다. 김종 한양대 교수는 "10구단 창단까지 고려할 때 선수 지원에 대한 보상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과도한 보상은 구단 이기주의로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년 꼴찌 신생 구단은 리그 전체 흥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1962년 뉴욕 메츠와 휴스턴이 가입한 뒤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자 메이저리그는 2년 뒤 추가 드래프트를 실시한 경험도 있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