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도지한(20)은 운이 좋은 배우다. 전업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지 불과 2년 남짓한데 벌써 출연작만 4편이다. '크리스마스에서 눈이 올까요'에서는 한예슬의 아역이었던 남지현의 첫사랑 역을, '공주가 돌아왔다'에서도 탁재훈의 아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이어서 MBC 에브리원 하이틴시트콤 '레알스쿨'에서는 주연자리를 꿰찼다.
잘생긴 외모에 똑똑한 머리를 가졌지만 '길치'라는 단점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며 대중의 호감을 샀다. 그리고, '마이웨이'에서는 장동건의 아역을 따내 '리틀 장동건'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도지한은 "연습생으로 오래 지낼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기회가 와서 놀랐다"며 웃어보였다.
-요즘 '먹히는' 얼굴이다. 데뷔전부터 인기 많았을 것 같다. "아니다. 오히려 친구들은 '기생오라비'라며 놀리기만 했다."
-연기때문에 학교를 중퇴했다고 들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수영선수로 활동했다. 중학교 때까지 하다가 3학년 때 즈음 아예 모든 걸 다 접어버렸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려했는데 아버지 반대가 심해 고모가 계신 중국에 2년간 유학을 가게 됐다. 아버지는 내가 거기 있는 동안 생각이 바뀌길 바라셨는데 오히려 열망이 커져버렸다. 결국 아버지가 친구분을 통해 현 소속사 대표와 미팅을 주선했다. 전문가를 통해 '안 되는 이유'를 듣고 포기하게 만들려는 의도였는데 의외로 대표께서 '한 번 해보자'는 뜻을 보였다. 그래서 아버지 뜻과 달리 본격 연기자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중·고등학교 학력은 검정고시로 만회했다."
-수영 하나는 자신있겠다."'아이돌 수영대회'에 나갔으면 쉽게 1등 했을거다.(웃음)"
-'레알스쿨' 현장은 유독 재미있었을 것 같다. "또래들끼리 모여있어 좋았다. 서로 회사 차에 놀러가서 과자도 뺏어먹으며 친하게 지냈다. 4월까지 방송되지만 촬영은 이미 끝냈다. 마지막 촬영때는 서로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서운했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마침 여동생이 고등학생이다. '레알스쿨' 주 시청자층이라 동생 친구들에게선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 미투데이 등에도 어린 친구들의 반응이 뜨겁다. 반면에 친한 친구들은 '네 얼굴 TV에서 보니 짜증난다'라며 장난을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동건과 영화를 찍게 됐다. 처음 봤을 때 어땠나."전방 100미터에서부터 후광이 느껴지더라. 극중 필요한 마라톤 연습을 같이 했는데 절대로 대충하는 법이 없었다. 힘들어도 계획된 연습량을 다 채우고 철저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걸 배웠다. 아직 대화를 많이 나눠보진 못했다."
-강제규 감독 연출에 장동건, 오다기리 조 등 한일 톱배우랑 연기하게 됐다. "친구랑 커피를 마시다가 전화로 캐스팅 소식을 전해들었다. '축하한다'는 말이 전화기 너머로 들여오는데 너무 흥분돼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숨도 못 쉴만큼 벅차오르고 기뻤다."
-연기 외 다른 특기가 있다면."특기까지는 아니고 취미로 음악을 즐긴다. 독학으로 타보악보를 보며 기타를 익혔고 지금도 즐겨 친다. 중국에 있을 때는 친구에게서 드럼도 배웠다. 아, 그렇다고 가수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 난 그저 오랫동안 일하는 연기자로 자리잡고 싶다. 기왕이면 굵고 길게 가고 싶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