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3사 주말 예능프로그램들이 '비예능인'에게 의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정작 '예능인'은 조연으로 전락시키고 '비예능인'과 외부요소를 부각시키고 있는 가운데 '예능본연의 매력'을 잃어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최근 새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을 내세운 MBC '우리들의 일밤'이다. '나는 가수다'에서 김제동·박명수 등 예능계 실력파 개그맨들은 중심에 서지 못하고 '바람잡이' 노릇만 하고 있다. 애초 이들은 가수와 팀을 이뤄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며 재미를 주기 위해 투입됐다. 그러나, 방송후 과도한 리액션으로 시청자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팀웍은 살아나지 않고 산만하기만 하다는 분석. 둘 사이를 엮어주지 못하는 편집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신입사원'에 나오는 예능인은 아예 '단역' 수준이다. 오디션 응시자들과 MBC 아나운서들이 주축이며 정형돈과 길 등 예능인들은 간간히 흥미거리를 찾아내는 리포터 역할에 그친다.
최근 '진부해졌다'는 말을 듣던 KBS 2TV '해피선데이'의 코너 '1박2일'도 지난주부터 영화배우 엄태웅을 투입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첫 등장인만큼 엄태웅을 위주로 하는 건 맞지만 강호동과 이수근 등 기존 예능인들까지 엄태웅에게 기대는 모습을 보여 '과하다'는 말을 들었다. '남자의 자격'도 '비예능인'인 야구선수 출신 해설자 양준혁을 캐스팅했음을 알렸다. 지난해 박칼린을 투입해 핫이슈를 만들어냈던 바, '비예능인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재석·지석진 등 예능인을 중심에 세운 SBS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런닝맨'은 10%대 초반에서 답보 상태다. 또 다른 코너 '영웅호걸'은 예능출연이 잦은 아이돌 스타를 대거 내세웠지만 5%대까지 떨어졌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