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은혜가 5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006년 '카리스마 탈출기'로 영화 데뷔한 이후 두번째다. 여러가지 이유로 영화 컴백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다. 당초엔 허인무 감독의 다른 작품 출연을 마음먹고 기다리던 중, '마이 블랙 미니 드레스'(이하 '마블미')가 먼저 제작 채비를 갖추면서 순서를 바꿔가며 출연했다. 감독과의 의리도 지키고 오히려 나이에도 어울리는 통통튀는 작품의 주인공이 됐다.
윤은혜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아가씨를 부탁해' 이후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이라며 "주인공 유민은 실제의 내 모습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 그렇다고 밖에 알려진 것처럼 '된장녀'는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윤은혜를 만난 날은 마침 현빈과 송혜교의 결별 소식이 전해지기도 한 날이었다. 그는 결별 소식에 깜짝 놀라며 "만약 데이트 상대가 있다면 개인적으론 숨기기보다 공개하는 쪽"이라고 말했다. 박한별·차예련·유인나 등이 같이 출연하는 '마블미'는 24일 개봉한다. -'마블미'는 어떤 영화인가."연극영화과를 갓 졸업한 네명의 여자친구들이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며 사회에 적응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네명의 여성 이야기라서 언뜻 '섹스 인 더 시티'와 비교되기도 한다."
-역할을 맡은 유민은 어떤 캐릭터인가."일면 나랑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어찌보면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는 캐릭터 같기도 하다. 다른 3명의 친구들보다 무엇이든 2% 정도 부족한 느낌의 인물이다. 미리 알려진 대로 '된장녀' 컨셉트는 전혀 아니다."
-유민을 통해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그동안엔 주로 왈가닥의 이미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선 심지어 남장여자였으니까.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연기한 것 같다. 감독님의 '액션' 사인에 맞춰 이전에는 뭔가를 해야 했는데 이번엔 그렇지가 못해서 시원함이 없었다. 그러나 연기에 임하는 마음가짐, 연기를 '내려 놓는 법'을 배웠다."
-노력했던 증거를 하나만 밝혀달라."밤참을 먹고 난 다음날 아침, 얼굴이 퉁퉁 부은 채로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심혈을 기울였다. 전날 라면 3개를 끓여먹고 잔 뒤에 실제로 퉁퉁 부어있는 얼굴로 촬영했다. 대신 감독님에게 그날 오후 촬영 스케줄은 좀 빼달라고 했다."(웃음)
-'커피프린스 1호점' 전의 윤은혜와, 후의 윤은혜는 뭐가 다를까."'커피프린스 1호점'은 내게 있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작품이다. 그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여러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전에는 그냥 패기와 용기로 연기했다. 하지만 후에는 연기도 같은 연기가 아니라는 고민과 부담이 커졌다."
-영화처럼 실제로 결혼에 대해서도 고민할 나이인 것 같다."실은 22세부터 결혼하고 싶었다. 부모님의 금실이 매우 좋다.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행복하게 성공시킨 케이스라고 할까. 어려서부터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빨리 결혼하고 싶었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 크게 변함이 없다. 때가 되면 하지 않을까."
-어떤 사람이 이상형인가."부모님을 보면 부부는 궁합이 있는 것 같다. 누구든지 배필이 따로 있는 것 같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론 아버지처럼 근검절약하는 생활태도에 엄마처럼 푸근한 성격이 더해진 남자라면 어떨까 싶다."
-데이트 중인 남자가 있다면 공개할 건가."박한별과 세븐 사이를 봐도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든다. 연예인들의 만남에선 다치기 싫어서 일정 정도 숨기는 게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나라면 굳이 숨기지는 않겠다. 남들에게 거짓말하는 것도 힘들고 공개하더라도 긍정적으로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미술·앨범 재킷 디자인 등 다른 숨은 재주가 많은데."연기 외에 또 관심있는 분야이긴 하다. 아끼는 유화를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PD에게 선물했다. 곧 컴백하는 가수 자두 언니의 앨범 사진을 도왔고 베이비복스 때의 멤버 간미연 언니의 앨범 재킷 시안을 조언했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