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서 불거진 '재녹화설'의 진상이 확인됐다.
지난 20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를 두고 온라인에는 '꼴찌를 차지한 가수가 불만을 품고 녹화를 거부했다. 결국 제작진이 녹화를 다시했다'는 루머가 떠돌았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재녹화는 순위에 불만을 품은 가수 때문이 아닌, 모니터 시스템 고장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7일 첫 녹화장에서 이어모니터에 이상이 생겼다. 초반에 공연한 백지영·윤도현·박정현 등의 이어모니터가 고장나 작동하지 않았다. 밴드 연주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가며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모니터 고장으로 노래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 가수들이 공연을 한 것.
이들이 공정한 상황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하자 선배 김건모가 나서 제작진에 '후배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상황이니 노래를 다시 부르게 해달라'며 재공연을 요청했다. 그래서 박정현·백지영 등이 다시 노래를 부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자리에 있었던 모 가수의 매니저는 "김건모씨가 자신의 일이 아닌데도 후배들을 위해 나서서 재녹화를 주장했다. 선배다운 모습이었다"면서 "후배가수들이 재녹화를 한 뒤 '김건모 7위'라는 발표를 들었기 때문에 더욱 놀라고 당황한 것 같다. 방송에는 그런 배경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박정현·백지영 등이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이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순위발표에 당황한 후배들이 김건모씨에게 재도전을 하는게 좋겠다며 요청을 한 것인데 방송에서는 전후상황 설명이 너무 부족했다. 좋은 가수들의 음악을 다양하게 시청자들이 감상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와는 달리, 가수들이 궁지에 몰리는 지금 상황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백지영·박정현 등이 재녹화를 한 방송분은 전파를 타지 않았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