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프로야구가 개막한다. 본격적인 여름 스포츠의 시작이다. 한 달 먼저 개막한 프로축구의 시작은 좋았다. 3라운드를 거치며 전국에 관중 42만 6833명이 몰렸다. 신생팀 광주 FC와 상주로 옮긴 상무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지방도시의 축구바람이 거셌다. 강팀으로 면모를 되찾은 수원 삼성의 부활도 큰 몫을 했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보통 프로축구의 흥행기세는 꺾였다. 올해 프로야구는 K-리그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사실 호재도 악재도 아니다. 골수 축구팬들의 열기는 여전하고 소녀팬들도 늘어났다. 야구의 인기가 식어서 생긴 일이 아니다.
시작이 좋다. 하지만 야구개막을 맞아 K-리그 사무국과 구단들은 새롭게 긴장하는 기회로 삼자. 아직 거품이 많다. 차분히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다. 지난 20일 전남 드래곤즈와 FC 서울의 경기가 열린 광양전용구장. 경기 시작 직전까지 내린 비 때문에 경기장이 꽤 비었다. 많아야 5000명 쯤 될 듯했다. 구단이 발표한 관중집계는 3622명. 눈이 번쩍 뜨였다. 그동안 부풀려진 관중집계에 익숙해진 탓일까, 전남이 발표한 관중수는 신선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3라운드까지 발표된 각팀들의 관중수를 보면 의심스러운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여전히 부풀려진 수치로 팬들을 우롱하는 팀들이 있다.
올시즌 수장이 교체된 K-리그는 새롭게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중계권과 스폰서 협상이 순조로웠다. 발전의 기본 전제는 현실인식이다. 여전히 잘못된 수치로 현실을 바라본다면 시작부터 틀렸다.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대사를 빌려본다. 화려한 야구는 도미, 축구는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K-리그는 차분히 지역을 누비며 팬들을 다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