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현 산베자연박물관에 박제로 전시된 '강치대왕'. 사진제공=독도본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강화한 일본 교과서 검정이 통과된 가운데 독도에서 멸종된 강치가 주목 받고 있다.
강치는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독도와 동해안에서 약 5만 마리나 군집을 이루어 살던 바다사자다. 19세기 말 일본의 약탈이 본격화되면서 지금은 멸종되고 말았다. 독도를 수호하는 시민 모임인 독도본부도 최근 독도 강치를 주요 관심사로 다루고 있으며, 독도 강치를 주인공으로 그린 창작 뮤지컬 '강치대왕의 쿠키상자'도 오는 22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독도 강치, 'Japanese Sealion'? 지금도 대한민국에서 강치의 존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독도본부 자료에 따르면 강치 사냥은 1904년경부터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상업적으로 큰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죽은 벗겨져서 가방 등 피혁제품으로, 피하지방은 기름으로, 살과 뼈는 비료로, 어린 새끼는 생포되어 서커스용으로 팔렸다.
강치 사냥은 결국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근거가 됐다. 강치 사냥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일본 시마네현의 어부 나카이 요사부로가 1904년 독도를 일본에 편입해서 자신에게 대부해 달라는 '리앙코 영토편입 및 대하원'을 일본 정부의 내무성·외무성·농무성에 제출했다. 이로 인해 시마네현 고시 40호가 등장하게 되었고, 일본은 나카이의 문서를 근거로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삼고자 했다.
심지어 강치는 우리나라 주요 포털에서도 'Japanese Sealion'으로 버젓이 표기되어 있다. 일본이 이 학명을 국제 사회에 먼저 등록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무부나 CIA 등이 독도를 '리앙쿠르 암(Liancourt Rocks)'으로 부르는데 대한민국이 분노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강치대왕은 시마네현에 박제로 멸종 직전 실존한 독도의 '강치대왕'의 존재도 관심거리다. 독도 강치 무리를 이끌던 이 수컷은 강치망을 입으로 찢거나 배를 습격해 일본 어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며 '리앙쿠르 대왕'이라 불렸다.
독도본부에 따르면 이 강치는 1931년 7월 사살됐다. 몸길이가 2.88m에 체중은 약 750㎏에 이르는 초대형 강치였다. 그러나 강치대왕은 현재 일본 시마네현 산베자연박물관에 박제로 전시돼 있다.
뮤지컬 '강치대왕의 쿠키상자'의 제작을 맡은 개그맨 서동균은 "뮤지컬에선 강치대왕을 비롯해 인간의 탐욕에 의해 희생된 멸종 동물들을 조명하려 한다. 독도에 살던 수많은 강치가 멸종됐고, 강치가 'Japanese Sealion'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