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이 사라진 MBC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이하 '위대한 탄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위대한 탄생' 첫 생방송 무대가 열렸다. 이날 톱 12인 이태권·백청강·손진영·셰인·황지환·조형우·백새은·정희주·데이비드 오·노지훈·권리세·김혜리는 80~90년대 명곡을 재해석해서 부르는 미션을 수행했다.
도전자 12명이 처음으로 생방송 무대를 치른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점수 인플레 현상과 밋밋한 심사평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따라 오디션 프로그램의 묘미인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12명의 무대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마치 짠 것 처럼 칭찬일색이었다. 도전자들의 음정이 불안해도 표현력이 부족해도 쓴소리를 내뱉는 심사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촌철살인 심사평으로 화제를 모으며 '독설가'라는 수식어를 얻은 방시혁도 독설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혹평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로 '위대한 탄생'의 멘토·멘티 제도를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심사위원들은 도전자들의 부족한 점에 대해 거침없이 지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멘토스쿨을 거친 후 첫 생방송 무대에 선 도전자에게 독설을 퍼붓는 것은 곧 멘토의 자질을 문제삼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조심스럽게 심사평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도전자들에게 멘토를 선정해줘서 노래와 춤 실력을 향상시켜주겠다는 이 시스템이 결국 독으로 작용한 것.
심사위원 겸 멘토들은 자신의 멘티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독설보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멘티를 제외한 다른 도전자들의 무대만을 채점할 수 있는 심사위원들은 자신의 멘티들이 높은 점수를 받게 하기 위해서라도 몸을 사릴 수 밖에 없었을 터.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심사위원들은 10점 만점에 8~9.6점 사이의 점수를 줘서 시청자들이 도전자들의 수준을 가늠하기 힘들게 했다.
방송 직후 네티즌들은 '잘한 사람과 못한 사람의 점수 차가 너무 적다' '독설을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멘티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인가' '이성적인 평가가 필요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감성적인 평가만 오갔다' 등의 댓글을 올렸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