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간 유럽에서 대표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한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27일 귀국한다. 출국 때 목표한 두 가지 목적을 달성했다. 하나는 선수들에게 숙제를 던저주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사기진작이었다.
유럽에 남긴 조광래의 숙제조 감독은 "대표팀 합류일정은 너무 짧다. 미리 과제를 내주고 소속팀 경기에서 준비해야 대표팀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청용(볼턴)에겐 "중앙으로 파고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청용은 득점력을 더 키워야 한다. 적극적으로 중앙으로 움직이면 충분히 찬스를 잡을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에서 만난 차두리에겐 '부상 주의'를, 기성용(이상 셀틱)에겐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더 준비하라'고 단도리했다. 차두리는 지난 달 말 발목부상에서 회복한 차두리는 2주전 재차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쳤다. 조 감독은 차두리에게 "보폭을 줄여야 부상을 줄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기성용에게 "너도 보폭을 줄여라. 미드필드에서는 갑작스런 방향전환이 요구된다"고 말을 이은 그는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더 배워라. 대표팀에서 두 명의 미드필더 뒤에서 너를 세우는 새로운 전술도 준비하고 있다"고 임무를 내렸다.
프랑스로 이동한 조 감독은 남태희(발랑시엔)를 만나 "체력을 더 키우라"고 지시했다. 시즌 막판 발랑시엔은 1부 리그 잔류를 위해 미드필드 진영을 수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격성향이 강한 남태희의 출전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조 감독은 "출전기회가 적어 평소 90분을 뛸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대표팀에서는 더 많이 뛰어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조 감독은 닐 레논 셀틱 감독과 필립 몬타니에르 발랑시엔 감독도 만나 유럽파들에 대한 평가와 현재 상태를 세세히 전해들었다.
사기진작조 감독의 첫 번째 목적지는 독일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보자 마음이 짠했다. 그는 "너무 힘들어보였다. 해외 진출 첫 시즌이란 게 쉬울 리 없겠지만 무척 외로워 보였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래서 유럽 경험이 많은 서정원 코치를 대동했다. 서 코치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1997~1998)와 오스트리아 찰츠부르크·리트(2004~2007)에서 5년간 활약했다. 서정원 코치는 구자철에게 유럽에 적응하는 법을 세세히 일러줬다. "마음 같아서는 1주일 정도 자철이와 함께 있고 싶었다"는 조 감독은 "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일단 버려라. 소속팀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대표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일러줬다.
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