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롯데 김태균(29)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김태균은 26일 오릭스와의 홈경기에서 결승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타율을 0.275까지 끌어올렸다. 개막 직후 타율이 1할대로 떨어졌지만 최근 5경기에서 15타수 8안타(0.533)를 때린 덕분이다.
김태균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가볍게 쳤다. 안타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타율이 오르기는 하지만 여러 악재가 있었다는 뜻이다.
가장 큰 변수는 지진 여파였다. 김태균은 2월 평가전에서 부진했지만 3월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 대지진 이후 리듬이 끊어졌다. 시범경기 중단 전후로 치른 자체 평가전에서 3할5푼이 넘는 타율을 보였지만 소용 없었다.
일본 리그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12일 개막했다. 이후 지바 롯데의 홈구장인 지바 QVC 마린필드에서는 낮 경기만 열리고 있다. 이 또한 지진 여파로 인한 전력난 때문인데, 국내 시절부터 주간경기에 약했던 김태균에게는 불편한 상황이다. 4번타자로 시즌을 시작한 김태균의 타순은 현재 7번으로 떨어져 있다.
주변 상황이 썩 좋지는 않지만 김태균은 안타 하나씩을 또박또박 쳐내고 있다. 특유의 '장전 자세'를 줄이고 콤팩트한 스윙으로 상대 투수에 대처하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삼진을 1개밖에 당하지 않을 만큼 정확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런 가운데 23일 소프트뱅크전에서 시즌 첫 3안타를 때려냈고, 26일엔 2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26일 안타 2개가 좌익선상 방향으로 향했던 점이 긍정적이었다. 평소보다 좌중간으로 이동한 오릭스 좌익수(T 오카다)로부터 멀리 떨어졌다. 김태균의 타구가 좌·우중간으로 많이 뻗어나가기 때문에 수비 시프트를 한 것인데, 이를 두고 일본 스포츠닛폰은 '김태균이 수비 시프트를 뚫었다'고 표현했다.
김태균의 컨디션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그는 개막 후 6연타석 삼진을 당한 뒤 한 달이 지나 절정의 타격감을 보였다. 또 다음달 10일부터는 홈경기(세이부전)가 야간에 진행된다. 아직 시원한 홈런포가 나오지 않았지만, 김태균은 욕심내지 않고 초반 악재를 하나하나 걷어내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