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0·맨유)과 '메시아' 리오넬 메시(24·바르셀로나)가 2년 만에 '꿈의 무대'에 재대결한다.
맨유는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샬케04(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4-1로 대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맨유는 준결승 2전 전승으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18일 영국 런던 웸블리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전 상대는 메시가 버티고 있는 최강 바르셀로나(스페인)다.
▶'장군 멍군' 메시의 기억박지성과 메시는 2009년 결승전에서 한 차례 격돌했다. 박지성에겐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맨유는 바르셀로나에 0-2로 완패했다. 그래서 이 번 만남은 복수전이다.
메시를 제대로 괴롭힌 좋은 기억도 있다. 2008년 준결승 2차전에서 박지성은 왼쪽 날개로, 메시는 오른쪽 날개로 각각 선발 출장해 맞대결을 벌였다. 이 경기는 '수비형 윙어'로서의 박지성의 위력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이기도 했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박지성으로 하여금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메이커 메시를 전담 마크시켰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맨유는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내달렸다.
▶첼시와 빅매치가 우선박지성은 5일 샬케와 경기에 결장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이 날 박지성을 비롯해 웨인 루니·리오 퍼디낸드·마이클 캐릭 등은 출전명단에서 아예 제외된 채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 라이언 긱스·네마냐 비디치·치차리토 등도 교체멤버였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걸린 경기였지만 퍼거슨 감독은 흔들림 없이 로테이션 정책을 유지했다. 9일 첼시와 치를 빅매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프리미어리그 3경기를 남겨둔 맨유는 2위 첼시에 승점 3점 앞선 채 선두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첼시전에 패할 경우 눈 앞에 다가온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칠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맨유의 당면과제는 첼시를 꺾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짓는 일이 더 시급하다.
▶1.5군으로 거둔 대승샬케를 상대로 1.5군을 내세운 퍼거슨 감독의 모험적인 전략은 성공으로 끝났다. 큰 경기에 강한 맨유의 저력이었다. 전반 26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선제골에 이어 전반 32분 대런 깁슨의 추가골을 얻어낸 맨유는 전반을 2-1로 마무리했다. 후반전 공세를 이어간 맨유는 후반 안데르손의 2골을 몰아쳐 4-1로 승리했다. 조연들이 맹활약한 맨유는 첼시전을 앞두고 충분히 힘을 비축할 수 있게 됐다.
송지훈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