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팀이 시청률은 버려도 진정성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입사원'의 한 관계자는 12일 "예능의 재미를 위해 출연자들의 사생활을 공개하고 자극적인 미션을 던져주면 시청률은 어느 정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아나운서국을 비롯한 제작진이 '재미를 버려도 진정성은 버리지말자'라는 쪽으로 의견을 일치시켰다"면서 "자신의 미래를 걸고 지원한 사람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입사원'은 4~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일밤'의 또 다른 코너 '나는 가수다'가 국민적 관심 속에서 큰 호응을 얻는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 '나는 가수다'가 결방된 4월에는 애초 50%대에 육박했던 '일밤'의 광고판매율까지 40%대로 떨어져 ''신입사원'만 가지고는 '일밤'을 꾸려나갈 수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진행중인 미션 자체에 대해서도 '지루하다'는 말이 나왔다. 가수를 선발하는 것과 달리 아나운서를 뽑는다는 취지가 예능프로그램의 재미를 부각시키는 데 걸맞지 않다는 평가.
애초 방영전 '사생활 등 방송 내용에 관한 모든 권한을 '신입사원' 제작진이 가진다'고 명시하는 등 출연자들에게 불리한 응시조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출연자들의 사생활을 공개해 시선을 집중시키는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건조한 톤으로 출연자들의 미션수행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슈를 생산하거나 웃음을 유발하기보다 미션에 집중하는 참가자들의 모습과 이들을 이끌어주는 MBC 아나운서들의 모습을 진지하게 보여줘 '주말예능프로그램의 성격에는 어울리지 않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방송이 시작되면 분명 출연자들의 개인사를 보여주며 이슈를 생산해 시청률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와 '신상이 털리고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는 게 아닐까'라는 출연자들의 불안감도 불식시켰다.
이에 MBC의 한 관계자는 "'신입사원'의 출연자들은 연예인이 아닌 아나운서 지망생이다. 부작용이 생기면 MBC 뿐 아니라 타 회사에도 지원할 수 없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예능프로그램인만큼 재미를 부각시켜 관심을 유도하려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막상 출연자들을 대하고부터는 '너무 큰 상처를 주거나 미래를 망쳐서는 안되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때문에 흥미유도를 위한 아이템이 나오면 내부에서 반대여론이 형성되곤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시청률이 저조해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출연자들을 생각하고 애초 기획에 걸맞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MBC 아나운서로 적합한 인물을 최후의 우승자로 선출하는 게 현재로선 최고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