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구를 압도한 서울, 수비 집중력 부족에 눈물
경기 흐름과 관계 없이 한 두 골에 승부가 갈리는 축구의 마법이 발휘된 경기였다. 경기 내내 수세에 몰렸던 대구 FC가 흐름을 주도한 FC 서울에 2-0 완승을 거두며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3점을 챙겼다. 대구는 최근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고, 홈팀 서울은 최용수 감독 대행 체제로 개편한 이후 첫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서울과 대구는 21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11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비가 내린 뒤라 쌀쌀한 날씨였지만, 1만4817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주도권은 서울이 잡았다.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타고 6-4 정도의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종일관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 제파로프-몰리나가 이끄는 좌우 날개가 살아나며 대구 수비진의 측면을 쉴 새 없이 파고 들었다. 최전방 공격수 데얀도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서울 선수들은 지나치게 신중했다. 조금 더 나은 찬스를 만들어내려다 타이밍을 놓쳤다. 한 템포 느린 슈팅은 번번히 대구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가로막혔다. 꾸준히 지적받아 온 몰리나와 나머지 공격진의 호흡 부조화도 여전했다.
서울이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내면서도 좀처럼 골을 넣지 못하자 대구가 힘을 냈다. 서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대구로 둥지를 옮긴 '이적생' 윤시호가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반격의 선봉에 섰다.
전반44분 얻어낸 코너킥 찬스서 윤시호가 올려준 볼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이상덕이 헤딩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후반22분에 나온 추가골도 같은 패턴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윤시호의 패스를 받은 안성민이 머리로 받아넣어 스코어를 벌렸다.
서울은 경기 막판까지도 공세를 지속하며 만회골을 위해 노력했지만, 밀집대형을 유지한 대구의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했다. 서울은 올 시즌 4패(4승3무)째를 기록하며 승점(15점) 추가에 실패했고, 부산에 7위 자리를 내주며 8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대구는 4승(2무4패)째를 거두며 승점을 12점으로 끌어올려 중위권인 9위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