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해동안 경마팬들은 75억원 어치의 적중마권을 환급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RA한국마사회는 경마팬들이 미처 찾지않은 '미지급 환급금'이 매년 늘어나자 미지급 환급금을 돌려주기 위해 소매를 걷어부쳤다. 미지급 환급금이란 소멸시효 기간 내에 경마팬이 환급해 가지않은 적중마권, 무효마권, 구매권 등의 금액을 말한다. 경주에 베팅해 적중했지만 찾아가지 않은 미환급금이 전체 92%에 달한다. 한국마사회는 사고마권신고제를 도입하는 등 미지급 환급금을 되돌려주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지급환급금은 총 환급금의 0.1% 수준이지만 금액으로 따지면 매년 40억~70억원대에 달한다. 2010의 경우 75억여원의 미지급환급금이 발생했고 올들어서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3월 현재 17억원을 넘어섰다.<표 참조> 이 때문에 적중마권에 대해 경마팬들이 적극적으로 환급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마사회는 경마팬들의 편리한 환급을 위해 경주일은 물론 경주가 열리지않는 수·목요일(월·화요일은 휴무)에도 서울경마공원 정문 옆에 설치된 고객센터 ‘마루’에 평일환급창구를 마련, 운영하고 있다. 전국 KRA프라자에서도 평일 환급이 가능하다. 수·목요일 환급 창구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3시30분(점심시간 제외)이다.
◆ 미지급환급금 왜 발생하나
한국마사회는 미지급환급금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으로 ▲마권을 분실했거나 ▲경주결과를 잘못 알거나 ▲저배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아예 환급을 포기하는 경우 등을 꼽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마팬들은 경주결과를 확인, 곧바로 환급받지만 마권을 예매해 미리 경마장을 빠져나간 뒤 나중에 결과를 확인하고 환급받는 경우도 있다. 적중 마권 환급시효가 3개월이어서 기간 내 언제든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경마팬들은 마권을 분실하거나 알아볼 수 없을만큼 심하게 훼손해 환급을 포기하고 있다. 일부 경마팬의 경우 소액(100~1000원)을 베팅했다 2배 미만의 저배당에 적중된 경우 환급금이 적다는 이유로 아예 환급을 포기하거나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 분실마권도 환급받을 수 있다
마사회는 그동안 미지급환급금을 줄이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사고마권신고제’다.
사고마권 신고제는 마권의 분실이나 훼손이 우려되는 고객이 발행창구·구입금액·마번·구입시간·구입방법 등을 증명할 수 있는 경우 해당마권을 사고마권으로 지정, 소멸시효가 지난 후 해당 고객에게 환급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이용고객 중 97%가 환급금을 돌려받는 등 실효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지급환급금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여서 마사회측은 고객의 자발적인 환급유도 및 실효성이 높은 사고마권 신고제의 이용을 높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방법을 시행키로 했다.
먼저 미지급환급금 관련 고객홍보를 강화한다. 적중마권 확인·환급안내·마권 훼손 및 분실 시 사고마권 신고제도 안내·소멸시효 등의 내용을 고객이 알기 쉽게 정리해 경마공원 및 각 지점의 포스터·경마방송·경주프로그램·기업사보·블로그 등 가능한 모든 매체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고마권 신고제도를 활성화 하기 위해 현장근무자들의 교육을 강화,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지급 환급금과 관련한 고객설문 등의 고객의견 수렴을 통해 미지급 환급금 발생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한국마사회 발매팀 이지선 과장은 “미지급 환급금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은 경마시행체로서 KRA의 당연한 의무이다.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며 미지급환급금을 줄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고객들의 소중한 환급금을 꼭 찾아가실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미지급환급금 어떻게 쓰이나
한국마사회는 상당한 노력에 불구하고 경마팬이 찾아가지않은 미지급환급금은 불특정다수의 경마팬을 위해 활용한다. 고객서비스 증진을 위한 예산에 반영하고 있으며 습관성 도박예방활동 비용으로도 사용한다. 지난해에는 50억원을 ‘KRA와 함께하는 농촌희망재단’에 출연, 농민과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도록 했다.
류원근 기자 [one777@joongang.co.kr]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