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이다. 승부 조작 사건으로 주춤했던 K-리그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A매치 기간 휴식으로 12일간 쉬었던 K-리그가 11일 재개된다. 쉬는 기간 동안 16개 팀은 바쁘게 움직였다. 특히 승부조작과 연루된 팀들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선수 4명이 구속된 대전 시티즌은 팬들이 발벗고 나섰다. 대전 서포터즈 '지지자 연대'는 선수 전원에게 1997년부터 올 시즌까지 15년간의 유니폼이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선물했다. 이 티셔츠에는 선물 받은 선수 이름과 '나는 대전의 축구 선수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 5일에는 자매도시 일본 삿포로의 시민구단 삿포로 콘사도레와 친선경기를 열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는 친선전에 불구하고 3만 명의 관중이 몰려 식지 않은 대전의 축구 열기를 실감케 했다.
골키퍼 성경모가 구속된 광주 FC는 묵묵히 훈련을 했다. 12일 동안 네 차례 친선 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8일에는 목포로 떠나 회식을 했다. 메뉴는 목포 낙지. 광주 선수들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새출발을 다짐했다. 최만희 광주 감독은 "승부 조작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한다.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길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 뿐"이라고 했다.
불법 베팅을 한 고참 수비수 김정겸을 방출한 포항 스틸러스도 원정 훈련을 했다. 클럽하우스 시설이 훌륭해 먼 길을 떠날 필요는 없었지만, 갑작스럽게 김정겸이 퇴출 되면서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6일부터 경기도 가평 에덴스포츠타운에 와 전지훈련을 했다.
군검찰에 조사를 받고 있는 김동현이 속한 상주 상무는 성남 군 부대에 머물며 묵묵히 훈련을 했다. 11일 홈에서 열리는 울산전 승리로 팬들에게 사과를 하겠다는 게 목표다. 각각 11위와 12위에 처져있는 '우승 후보' 서울과 수원 삼성은 강원도까지 와 특별 훈련을 했다.
반면 승부조작과 연루되지 않은 상위권 팀은 비교적 여유를 일정을 소화했다. 1위 전북 현대는 특별한 훈련 없이 평소처럼 시간을 보냈다. 최근 4경기 3승 1패로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린 전남 드래곤즈도 구단 직원과 선수가 모두 모여 바비큐 파티를 했다. 4위 제주 유나이티드도 5일까지 천안에서 훈련을 하다 홈 경기를 위해 제주도로 돌아갔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