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마공원 방송팀의 김정(49) 차장은 방송팀에서 프로그램 제작과 함께 경마실황 중계방송 아나운서로 활약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직업은 말 경매사다. 국내 1호이자 유일한 말 경매사인 그는 벌써 14년째 경주마·승용마·포니 경매까지 담당하고 있다.
-말 경매사는 어떤 일을 하나. “말 경매는 미술품 경매시장과 진행방식이 유사하게 운영된다. 말 경매사는 상장된 말을 중심으로 판매자(생산자)와 구매자(마주)자 사이에서 서로가 만족할 수 있도록 원활한 매매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 전문 분야인 만큼 그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 우선 말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더불어 경마와 경주마 승용마들의 성적에 대한 지식, 국내외 말들의 혈통, 세계의 경매 흐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언제부터 경매사로 활동했나.“국내의 서러브렛 경주마 경매는 지난 1998년 최초로 시행되면서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나는 우리나라 최초로 말 경매사로 98년에 데뷔를 했고 현재 제주(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와 장수(내륙 경주마생산자협회)의 말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또 2010년에는 말산업박람회 행사의 일환으로 승용마시범경매가 호가경매방식으로 시행됐는데 서러브렛 경주마경매와 승용마 경매는 서로 유사한 점과 함께 독특한 차이점이 있다. 승용마 경매는 구매자의 폭이 넓고 다양한 품종의 말과 다양한 연령대의 말이 상장된다는 점, 호가방식에서의 차이점 등 특이점이 많다.”
-경매사 활동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일단 경매가 시작되면 서너 시간은 기본적으로 서 있어야 하고 모든 구매자들의 손짓과 표정까지 놓치지 않고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하다. 가장 난감하고 힘든 상황은 생리현상을 참아야하는 경우다. 이 경우 예정에 없던 휴식시간 선언으로 해결하지만 이마저도 경매의 진행과 흐름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되며 매너 있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말 경매사 향후 전망은. “일반적으로 외국은 전문적인 회사에 의해 말 경매가 운영되는 만큼 경매사들도 프로페셔널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고 자부심도 대단히 높다. 우리나라는 전문적인 경매회사가 아닌 생산자협회 주관으로 경매가 운영되는 만큼 운영 규모나 방식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하나의 독립적인 직업으로 활성화되기에는 아직 어려운 여건이다. 그러나 향후 말 경매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규모가 확대될 경우 말 경매사도 전문적이고 특수한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말과의 인연은 언제부터.“말 경매사는 98년부터 했지만, 말과의 인연은 그로부터 10년 전인 1988년 제주에서 열린 조랑말경주대회 안내방송을 하면서다. 이후 말에 대해서 점점 관심을 갖게 됐고 그에 대한 공부도 하면서 평생 말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1991년 마사회에 입사했다. 말과의 교감과 건강이라는 차원에서 승마에 관심이 많다. 제주에 근무할 때 잠시 승마를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승마에 뛰어들지는 못했다. 향후 기회가 되면 정통 승마를 배울 생각이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