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광개토태왕이 정복사업을 할 수 있었던 자신감은 당대 세계 최강의 기마대인 개마대에서 비롯됐다
한민족의 역사 속에 나타난 개마대는 개마무사로 구성된 최고의 기마대였다.
개마무사는 철로 온몸을 감싼 무사라는 뜻이다. 이들의 갑옷은 가죽에 철을 덧댄 판갑을 사용 중량을 최소화해 기동성을 유지했다.
사람은 물론 말도 함께 철갑을 입고 전투에 임했는데 이들은 지금으로 말하면 전차 군단이나 마찬가지다. 개마대는 기동력과 파괴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최신무기였는데 이들은 전쟁이 시작되면 최 일선에서 전투에 임했던 주력부대다.
개마대의 첫 번째 임무는 돌파를 통해 적의 진용을 무너뜨리고 적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또 돌파후 적의 기마대 말을 죽이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초원에서 이들이 돌파작전을 감행하면 당시로서는 효과적으로 이들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개마대는 정복왕인 광개토대왕의 주력 부대였다. 당시 광개토대왕 휘하의 개마무사는 무려 5만에 이르렀다. 경기병을 포함하고 고구려에 복속된 말갈 등 주변 부족의 무력을 합하면 20만이 넘는 기병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개마대가 동시대 세계 최고의 무력 집단이 될 수 있었던 것에는 최소한 세 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뛰어난 강철 제련술이다. 1500년 전 고구려인이 만든 철기는 현대의 강철과 강도가 비슷하다. 또 경량화된 판갑이 핵심이다. 강도는 높지만 중량이 최소화돼 기동력과 민첩성을 잃지 않았다. 또 뛰어난 말이다. 완전무장한 개마무사와 장비·마구에 철갑옷까지 입고도 전투에 투입될 수 있는 강하고 지구력 좋은 말이다.
여기에 기본적인 무사들의 능력·지휘관의 능력이 더해지면서 최강의 무력 집단이 될 수 있었다.
특히 무사들은 몽고의 유목민들처럼 말을 잘 다룰 수 있다. 또 무를 숭상했던 만큼 어려서부터 무술을 익혀 병사들의 개인 무력이 앞섰다. 게다가 유럽인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파르티안(배사법, 상체를 돌려 등 뒤쪽으로 쏘는 활쏘기)도 가능했다. 개마대는 한마디로 당대 최고의 신형무기와 최고 무사가 결합한 형태다.
광개토태왕은 개마대를 십분 활용해 아시아를 뒤흔든 대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한편 개마대가 사용한 말에 대한 기록은 전무하다. 그러나 개마무사와 무장을 감안하면 최소한 80~90㎏의 중량을 가볍게 이겨낼 수 있어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몽골말 이상의 덩치와 힘, 뛰어난 지구력을 보유한 말 품종일 가능성이 크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