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코털을 뽑아 버리겠다." (연세대 OB 석주일)
"언론 플레이 그만하자.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려대 OB 양희승)
1990년대 농구 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대학, 고려대·연세대 농구팀이 만난다. 26일 오후 3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고려대·연세대 OB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에 앞서 20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뜨거운 설전을 펼쳤다.
먼저 석주일(연세대 92학번)이 도발했다. "독수리는 코털이 없다. 하지만 호랑이는 코털이 있다. 경기에서 고려대의 코털을 뽑아 버리겠다"고 자극했다. 이에 양희승(고려대 93학번)은 "농구는 말로 하는 게 아니다. 대학 때도 언론플레이를 하더니 지금도 저런다. 경기장에서 만나자"며 응수했다.
석주일은 다시 "양희승이 지금 코털을 기르고 있다. 경기 중에 저 코털도 함께 뽑아 버리겠다"며 재치있게 답했다. 양희승은 멋쩍은 듯 자신의 코털을 만지작 거렸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상징은 각각 호랑이와 독수리다.
김병철(고려대 92학번)도 지지 않았다. "고려대 시절 파란색(연세대 상징)만 보면 피가 끓었다. 파란 깃발을 볼 때마다 찢고 싶었다"고 했다. 김남수(연세대 86학번)는 "나도 빨간색(고려대 상징)만 보면 힘이 솟구쳤다. 이번 경기를 위해 12kg나 뺐다. 기대해달라"며 웃었다.
고려대 OB팀 코치를 맡은 강을준(고려대 85학번)은 한술 더 떠 "몸을 만들어서 유니폼 입고 경기장에 들어갈까 생각 중이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두 대학 OB팀간 경기는 XTM을 통해 생중계 된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