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아이즈(윤건 34·나얼 33 본명 유나얼)가 '벌써 일년'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 됐다. 하지만 그동안 발매한 음반은 정규 앨범 3장이 전부. 10년차 다른 가수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적은 수의 앨범을 냈다. 불화설과 해체 등 일련의 사건을 겪은 탓도 있지만 브라운 아이즈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 윤건이 다작보다는 수작(秀作)을 고집했기 때문.
윤건은 "곡을 천천히 쓰는 편이다.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동안 음반을 자주 내지 않았다고 해서 음악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꾸준히 음악 작업을 했다. 뮤지션이라서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10년 전 나얼과 브라운 아이즈를 만들었던 윤건을 만나 브라운 아이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데뷔했을 때가 기억나는가."2001년 6월 7일 데뷔했다. 같은 날 박진영씨가 앨범을 냈다. 그래서 우리는 망할 줄 알았다. 다행스럽게도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데뷔 10년을 맞은 소감은."가수들은 노래 제목처럼 산다던데 '벌써 일년'이라는 노래처럼 세월이 참 빨리 흘렀다. 벌써 10년이 됐다. (웃음) 너무 빨리 늙은 것 같은 느낌이다. 하하."
-데뷔 앨범 부터 정규 3집까지 정말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여러번 했다. 그런데 상을 받으러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없다. 그때는 신비주의가 (소속사에서 전략처럼 내세우는 일종의)트랜드였다. 그래서 거의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다. 2008년 브라운 아이즈 정규 3집을 내고 타이틀 곡 '가지마 가지마'로 KBS 2TV '뮤직뱅크'에서 7월 통합 1위를 했다. '너 때문에'는 2위였다. 그 때는 (신비주의 때문이 아니라)나얼이 군 복무 중이라서 상을 받으러 못 갔다. 브라운 아이즈는 상을 직접 받은 운은 없나보다.(웃음)"
-방송 출연을 하도 안해서 불화설이 불거졌었다."사실 나얼과 (사이가)안좋았던 적 있었다. 음악적인 부분이든 성격적인 부분이든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잠시 헤어져서 나는 솔로로 활동하고, 나얼은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라는 그룹을 만들었다. 하지만 브라운 아이즈 정규 3집을 발매하면서 다시 합쳤다. 다시 브라운 아이즈로 나얼과 앨범을 냈을 때 많은 분들이 놀라더라. 의외였나보다."
-10년 동안 가요계가 많이 달라졌다."요즘 경쟁사회이긴 하지만 가요계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그래서 가요계를 생각하면 뭔가 피곤하다. 가수들이 음반이 아닌 음원을 발표하는 것으로 가요계 흐름이 바뀌었다. 이로인해 가수의 임팩트가 분산된 것 같다. 그 와중에 정규 앨범만을 냈던 우리들은 임팩트가 좀 있지 않았을까"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를 보나."본 적은 있다. 어떤 직업이든 경쟁을 하면서 살아야하지만…. 잘 모르겠다. SBS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가 더 재밌다."
-개인 활동도 많이 했다."DJ도 해보고, 책도 써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전부 음악의 연장선이다. 조만간 연기자 윤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를 양성할 계획은."아직은 없다. 음악만큼은 완벽을 추구한다. 다른 사람과 음악을 했을 때 완벽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서로 힘들 것 같다. 음악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하는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긴 하다. 돈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케이블 채널 tvN '코리아갓탤런트'에 출연한 최성봉 친구를 보면서 엉엉 울었다.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힘든 상황 때문에 음악을 못했다는 사연을 듣고 마음이 아프더라."
-향후 계획은."연말이나 내년 초 발간을 목표로 에세이를 쓰고 있다. 음악과 라이프스타일을 접목시킨 책이다. 책 작업을 위해서 조만간 영국 런던으로 갈거다. 노팅힐도 가보고 애비로드도 갈 계획이다. 물론 음악 활동도 계속 할거다. 브라운 아이즈가 해체한 게 아니니깐 정규 4집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음악 뿐만 아니라 트위터·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사진=윤건 미니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