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승환이 FC 서울을 살렸다. 서울이 방승환이 후반 인저리타임에 성공시킨 헤딩골에 힘입어 상주에 승리를 거뒀다.
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상주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상주가 수비수인 이윤의(24)를 골키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상주는 골키퍼 4명 중 3명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데다 권순태마저 지난 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서울전에 나설 수 없었다. 올시즌 입대한 이윤의는 수비수로 정규리그 1경기에 나섰지만 임시로 골키퍼 훈련을 한 뒤 이날 선발 출장했다. 또다른 필드플레이어 김범준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은 이윤의가 공중볼 처리에 미숙하다는 점을 노려 계속해서 크로스를 올리며 고공 공격을 시도했으나 득점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상주는 위태로운 상황을 여러 차례 맞으면서도 선수들이 몸을 날리는 등 필사적으로 방어했다. 상주는 오히려 전반 32분 상대진영 아크 오른쪽을 돌파하던 고차원이 서울 수비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상주는 김정우가 이를 성공시켜 1-0으로 앞서갔다. 상주는 이후에도 이윤의가 후반 1분 땅에 놨던 공을 다시 잡는 반칙을 범해 간접 프리킥을 내주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리드를 잘 지키는 듯 했다.
그러나 서울의 맹공은 마침내 상주 골문을 갈랐다. 서울은 후반 9분 데얀이 1대1 찬스에서 침착하게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문 골키퍼가 아닌 이윤의의 멈칫하는 움직임이 다소 아쉬웠다. 서울은 후반 20분 고명진의 패스를 이어받은 데얀이 또다시 골을 터트려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승부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상주가 후반 40분 상대진영 정면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민수가 왼발 슈팅으로 골로 연결하며 2-2를 만들어낸 것. 그러나 서울은 후반 추가 시간 현영민이 박스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방승환이 헤딩으로 연결해 3-2로 극적인 승부를 마무리했다. 방승환의 시즌 1호골. 서울은 승점 24점째를 올리며 6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상주는 감독 없이 김태완 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채 경기를 펼쳤다. 상주 관계자는 "이수철 감독이 승부조작으로 군 검찰에 조사받고 있는 9명의 선수들 때문에 군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