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만 바꿉니다”에서 “두고 봐야한다”로 류중일 감독의 말이 바뀌었다. 삼성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 켄(38)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삼성은 카도쿠라를 17일 1군 명단에서 제외했다. 류중일 감독이 밝힌 이유는 "컨디션 조절 차원"이었다. 한 달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가 2군으로 내려갔을 때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러나 가코는 1군이 아닌 미국으로 갔다. 카도쿠라의 2군행을 단순한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만 봐선 안 되는 이유다.
카도쿠라는 지난달부터 계속 부진하다. 6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이 8.69로 높았다. 7월도 그저 그랬다. 12이닝 동안 6점을 내줬다. 호투를 거듭한 4~5월과는 180도 다르며, 삼성이 기대한 에이스의 역할도 못해주고 있다. 카도쿠라는 두 달 동안 7경기에 나와 고작 2승밖에 챙기지 못했다.
문제는 왼 무릎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카도쿠라는 최근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마다 절뚝거린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스피드가 시즌 초반보다 많이 떨어졌다. 김현규 삼성 트레이너는 "카도쿠라의 왼쪽 무릎연골에 손상이 있다. 통증이 심한 날이 있는데 요즘 좀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최근 구위 저하는 왼 무릎 부상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류중일 감독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삼성은 현재 선발진이 약해 고민이다. 포스트시즌에선 선발 투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기에 단순한 고민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런데 카도쿠라는 포스트시즌 격돌이 예상되는 KIA와 SK를 상대로 약했다. 특히 KIA전에선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23.82로 매번 난타당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류중일 감독은 카도쿠라와 포스트시즌까지 함께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좀 그렇다"고 말했다. 카도쿠라는 현재 2군 경기 등판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