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을 가장한 채 세입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용산 '역전식구파(이하 역전파)' 조직원 34명이 검거됐다.
22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재개발이 진행되는 용산 한강로2가에 이주 철거용역업체를 세우고 주민들에게 이사를 강요하며 48차례 폭력과 협박을 행사한 역전파 두목 김모씨(47)와 4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30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폭력단체는 세입자들을 보호해주겠다며 '세입자대책 위원회'를 만들었지만 뒤로는 재개발 조합과 계약을 맺어 세입자를 협박해 돈을 챙겨왔다.
역전파는 2007년부터 용산역 일대 성매매업소와 노점상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6억7000만을 뜯어냈다. 한 성매매업소당 매일 1만원씩 돈을 받아왔고 돈을 주지 않을 경우에는 업소의 유리문을 야구방망이로 부수며 행패를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
용산 역전식구파는 용산 토착 폭력배인 김모씨(47)가 전국 군소 폭력단체의 조직원을 모아 만들었다. 사행성 오락실과 성인 PC방을 차리고 업소의 돈을 갈취하면서 용산 일대의 세력을 장악했다. 이들 조직은 '조폭영화'에서 볼 수 있는 다른 지역 폭력단체와 세력다툼(일명 '전쟁)을 벌이고 내부 조직원의 손가락을 자르며 충성을 다짐받는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렬 서울지방경찰청 강력계 경정은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는 '갈취형' 폭력패거리는 많지만 합법을 가장한 용역업체를 세워 폭력을 행사하는 조직폭력배는 드물다"고 말했다. 경찰은 역전파와 같은 이권개입형 폭력조직이 더 있는지 정보수집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