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승마선수 출신인 KRA승마훈련원 백승수(41) 교관은 현역에서 은퇴한 후 승마 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그를 통해 승마에 입문한 사람은 3000명이 넘는다.
아홉살때 부터 말에 오른 백교관은 승마를 '인생'이라고 말한다. 벌써 30년 넘게 말을 탔고 이후에도 말과 함께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간스포츠가 백승수 교관을 만났다.
백승수 교관이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말에 올라있다. (과천=이호형 기자) 백승수 교관이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말에 올라있다. (과천=이호형 기자)
-KRA승마훈련원에서 어떤 일을 하나.
“지금은 교관양성 기본과정을 맡고 있다. 작년 1기생 12명을 배출했고 올해 2기생 9명이 12월 졸업하게 된다. 지금까지 일반인 승마강습 3000명, 경마기수 20여명을 교육했다. 교관양성과정이나 일반인 승마강습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말을 탈때의 마음가짐이다. 말의 입장에서 말을 이해하면서 기승하는 것이 중요하다.”
-승마를 시작하게 된 동기.
“부모님이 말을 타셔서 어려서 부터 말과 접촉을 했다. 처음 말을 만난게 초등학교 3학년때다. 할아버지가 말을 키웠는데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부터 아버지·어머니, 나까지 3대가 승마를 했다.”
-말을 처음 만났을 때 어땠나.
“처음 부터 느낌이 좋았는데 말의 우람한 근육과 아름다운 곡선이 마음에 들었다. 항상 할아버지댁에 가면 어른들이 대화를 하는 동안 나는 말을 만지고 말과 놀았다. 처음에는 만지기만 했는데 말과 친해지다 보니 말을 자연스럽게 타게됐다.”
-잊지못하는 말이 있다면.
“‘치카롤’이라는 말이다. 고등학교 3학년때 만났다. 이 말과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던것 같다. 당시 치카롤은 장애물 거부를 많이해 실격을 자주 당했는데 나를 만난후 확 달라지면서 용감해 졌다. 나에게 60여개의 금메달과 우승을 선물했던 말이다. 또 치카롤 덕분에 내가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고 외국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은인같은 말이다.”
-기억에 남는 대회는.
“1989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승마아시아선수권대회다. 이 대회 장애물 단체전에서 2위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후회 없이 열심히 한 대회라서 기억에 남는다. 나를 포함해 현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과 길덕용 선배까지 세 명이 한 팀이었는데 우리는 대회전까지 약한 팀으로 분류됐다. 성인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A팀이 있었고 대학생으로 구성된 우리는 B팀 이었다. 당시 일본 대만 필리핀 등이 실력이 좋았는데 우리가 팀워크가 좋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승마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항상 말에 겸손하고 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라고 당부한다. 기본적으로 이런 마음가짐이 말을 안전하게 잘 탈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 안전한 승마를 해야 전국민이 말을 탈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