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령이 또 KIA를 덮쳤다.
KIA의 중심타선을 외롭게 지키던 이범호(30)가 오른쪽 허벅지 파열 부상으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김상현·최희섭이 이미 1군 엔트리에 빠진 KIA는 이범호의 이탈로 선두 추격을 위한 마지막 동력을 잃었다.
이범호는 7일 인천 SK전 3회초 안치홍의 좌전안타 때 2루에서 홈까지 내달렸다. 홈플레이트에 도착한 그는 오른쪽 허벅지를 붙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심상치 않은 기분을 느낀 조범현 KIA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범호는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라커룸 안으로 들어갔고, 3회말 수비 때 박기남으로 교체됐다.
인근 병원에 후송된 이범호는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결과, 허벅지 파열 진단을 받았다. 그가 이범호가 9월 초 돌아온다 해도 그때까지 KIA가 선두권에 있을지는 미지수다.
KIA는 초비상이 걸렸다. 정상 라인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탈한 상황에서 타점 공동 1위(77개), 홈런 3위(17개)를 달리고 있는 이범호의 공백은 너무나 뼈아프다.
이범호에 앞서 주포 김상현이 지난달 29일 넥센전에서 투구에 맞아 광대뼈가 함몰되는 부상을 입었다. 최희섭은 오른 발가락 미세 골절로 7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둘 다 1군 복귀 시점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격수 김선빈은 7월 초 안면 부상을 입고 최근에야 재활훈련을 시작했다. 최근 이용규는 오른 무릎에 사구를 맞았고, 안치홍은 베이스러닝 도중 허리 부상을 입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톱타자 이용규가 7일 돌아오기는 했지만 이범호가 이탈하면서 KIA 타선은 또다시 와르르 무너지게 됐다.
인천=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