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팽 당할지 모른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필요한 선수를 무더기로 영입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이야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부자 구단 맨시티가 최근 4년 사이 끊임없이 선수들을 교체하고 있다. 맨시티는 23일(한국시간) 아스널 주전 미드필더 사미르 나스리를 영입했다. 이적료는 2400만 파운드(약 430억원) 수준이다. 이로써 맨시티는 한 포지션에 두 명 이상의 선수가 포진하는 '더블 스쿼드'를 완성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졌다.
◇4년 이상 뛴 선수가 단 2명
맨시티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유럽에서 검증된 스타 선수만 영입을 한다. 세계적인 스타만 영입하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정책'과 비슷하다. 맨시티는 2008년부터 20명 넘는 스타들을 영입했다. 지난해에는 다비드 실바·야야 투레 등을 불러모으며 1억231만 파운드(약 2200억원)을 썼다. 올해에도 세르히오 아게로에게만 3800만 파운드(약 665억원)을 지출했다. 2008년부터 선수 이적에만 총 3억9600만 파운드(약 7030억원)의 거금을 퍼부었다.
이 때문에 주요 선수 23명 중 맨시티에서 4년 넘게 뛴 선수는 현재 겨우 2명뿐이다. 수비수 마이카 리차즈와 골키퍼 조 하트만이 각각 6년·5년간 맨시티에서 활약했다. 이적 후 1~2달 내 활약을 하지 못하면 다 버림받았다. 엘라누·호비뉴·셰이 기븐 등 스타 선수들도 두 시즌 이상 버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아데바요르 등 벤치에서 놀고 있는 주요 선수 7명의 이적료만 따져도 2235억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 K-리그 16개 구단을 1년간 운영하고도 남을만한 금액이다.
◇만수르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2008년 맨시티를 인수한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UAE·41)는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갑부다. 잉글랜드 언론이 그의 재산을 30조원 정도로 추정할 뿐이다. 4년치 이적료 7030억원의 45배 수준이다. 그는 영국 은행 바클레이의 최대 주주(35%)이며 명품 자동차 포르쉐·폭스바겐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또 뉴욕에 크라이슬러 빌딩을 소유하고 있고, UAE 대통령 비서실장이기도 하다.
맨시티는 최근 이티하드 항공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10년간 홈구장 명칭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1억 파운드(약 1770억원)를 받았다. 이티하드 항공이 만수르 왕가의 소유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문의 자금을 다시 맨시티에 투자한 셈이다. 만수르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까지 걸리는 시간을 4년으로 잡았다. 올해가 구단을 인수한 지 딱 4년 되는 시즌이다. 이제 맨시티는 우승을 해야 한다"고 야망을 드러냈다.
◇최강 공격진 앞세워 EPL 정복 준비
공격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실바-제코-아게로로 이어지는 공격이 위력적이다. 맨시티는 개막 후 2경기에서 7골을 쏟아부으며 2연승 중이다.
반면 수비는 아직까지 불안하다. 볼턴과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두 골을 내주며 3-2로 겨우 이겼다. 중앙 수비수 빈센트 콤파니·졸리온 레스콧이 발이 느리고 종종 실수를 저지른다. 장지현 SBS ESPN 해설위원은 "아직까지 조직력을 갖췄다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워낙 좋은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승을 방해하는 팀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사진=AP 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