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4승을 거둔 이명현(27·16기)이 '포스트 조호성'의 선두 주자로 올라섰다.
21일 열린 대상경주에서 이명현이 또 다시 승리하자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이명현을 조심스럽게 조호성의 뒤를 이을 강자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조호성은 경륜이 배출한 최고의 선수로 다시 나오기 힘든 기록인 47연승을 거두며 경륜계를 평정했다.
이명현이 조호성급으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빼어난 경주력 때문이다. 이번 대상경주에서 이명현은 계양팀과 김해팀을 선행으로 따돌리고 깨끗하게 우승하는 뒷심을 보여주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스타군단 호남팀의 강자 중 하나에 불과했던 이명현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력과 운영능력에서 한단계 이상 성장해 경쟁상대들에 비해 비교 우위를 점했다.
먼저 뛰어난 파워와 많은 훈령량으로 4.23의 고기어에 완벽하게 적응 했다. 4.23 기어는 리그 최고의 고기어다. 이명현이 피땀흘려 적응한 고기어의 파괴력은 대상경주 결승에서 빛을 발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최순영은 이명현을 깨끗하게 마크했다. 일반적으로 강자들간의 대결에서는 선행하는 선수보다 선두의 바로 뒤에서 마크하는 선수가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이명현은 선행을 하고도 최순형이 결승선 통과시까지 차신을 좁히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다.
또 경륜에 완벽히 적응 상황대처 능력도 뛰어났다. 경륜 종목의 특성상 아무리 힘이 뛰어나더라도 순간 판단이 좋지 못하면 번번히 밀리기가 일쑤다. 그래서 적절한 두뇌플레이나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 순간을 포착하는 순발력도 필요한데 이명현은 선행과 젖히기 등 다양한 전술로 우승하며 운용의 묘까지 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송종국 마지막한바퀴 전문위원은 "이명현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은 조호성과 기량상 동급으로 인정하다. 현 추세라면 하반기는 이명현을 필두로한 호남권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