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욘사마’였다.
10년전 일본에서 한류를 열었던 '욘사마' 배용준이 이번엔 반한류 역풍을 정면 돌파했다.
지난 4일 일본 사이마타 슈퍼 아레나서 열린 드라마 '드림하이' DVD 발매 기념 이벤트에 참석하기 위해 9개월만에 일본을 공식방문한 배용준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반한류 시위의 배경이 됐던 도쿄 오다이바의 베이코트 호텔에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다이바는 도쿄만에 인공적으로 만든 곳으로 상업·레저·주거 복합지역이다. 도쿄 도심과 오다이바를 연결하는 레인보우브릿지와 아쿠아시티 쇼핑센터, 후지TV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은 얼마전 일부 일본 시민들이 한류를 거부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여 한국인들에게 낯익은 장소가 됐다. 한국 관련 쇼나 드라마를 자주 내보내는 후지TV 스튜디오가 바로 이 곳에 있다는 이유로 시위대의 표적이 된 터였다. 서울시청 앞 광장이 2002년 한일월드컵 붉은악마 응원의 상징이었듯이 오다이바는 도쿄에서 처음으로 한류역풍에 부딪친 곳으로 기억됐다.
하지만 배용준은 이같은 움직임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약 3~4년 전부터 즐겨찾던 오다이바 베이코트 호텔에 여장을 풀고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드림하이' 프리미엄 이벤트를 준비했다.
일본 언론들은 불과 며칠 전 반한류를 목격했던 똑같은 장소에서 배용준과 김수현을 상대로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오다이바 베이코트 호텔에는 한류를 거부하던 시위대 대신 배용준을 환호하는 1만2000여 한류팬들이 참석해 장사진을 이뤘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전용차에 타고 행사장에 도착한 배용준이 창문을 열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자 그 자리에서 쓰러져 우는 팬이 속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열린 '드림하이' 이벤트는 한류가 결코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같은 날 도쿄돔구장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인 도쿄 콘서트도 일본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으며 성공리에 치러졌다.
도쿄=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