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여성복 브랜드 구호가 미국 뉴욕에서 네번째 컬렉션을 가졌다.
구호의 뉴욕 컬렉션 라인인 '헥사 바이 구호(hexa by kuho)'는 지난 10일 오후 3시(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2012년 봄-여름 컬렉션을 개최했다. 제일모직 정구호 전무는 이번 컬렉션에서 러시아의 마지막 왕조인 로마노프 왕조에서 영감을 받아 남성복의 테일러링과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33착장을 선보였다.
아트갤러리로 유명한 뉴욕 첼시 지역의 '센터548(CENTER 548)'에서 단독 개최된 이번 컬렉션은 로마노프 왕조의 궁정 정복이나 군복에서 응용한 화려한 색상과 직선적인 실루엣의 조화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시즌 핵심 아이템인 날렵한 재단으로 완성한 테일러드 재킷과 허벅지 부분은 여유 있게 넉넉하고 발목으로 내려갈수록 슬림하게 좁아지는 스타일의 배기 팬츠로 중성적인 매력을 표현했다. 또한 마이크로 미니 기장의 보디수트(원피스 수영복처럼 상의와 하의가 연결되어 몸통을 감싸는 의상)에서 바닥에 치맛자락이 끌릴 정도로 길이가 긴 드레스까지 다양한 길이의 의상들이 다채롭게 제시됐다.
제일모직의 정구호 전무는 이러한 건축적인 실루엣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색상과 소재의 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올블랙이나 올화이트, 화이트와 블루, 화이트 등의 강렬한 색상 조합으로 간결한 실루엣을 강조했다. 소재의 경우, 울과 코튼을 접착시킨 울 본딩 소재를 사용하여 더욱 힘이 있고 견고한 느낌을 더했다. 투명한 소재와 불투명한 소재를 함께 사용한 것과 군복의 와펜과 훈장을 응용한 자체 개발 프린트의 등장도 관심을 모았다. 또한 남성화의 태슬(술장식) 디테일을 활용한 펌프스와 샌들, 남성 브리프케이스를 재해석한 가방이 의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헥사 바이 구호의 디자인팀은 이번 컬렉션을 위해 러시아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의상에서 훈장이나 리본 등의 디테일을 연구하는 열의를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또한 자체 개발 프린트의 경우, 블랙 바탕 위로 프린트를 선명하게 표현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디지털 프린트와 실크 스크린 기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등 비용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정구호 전무는 "올 가을 시즌부터 2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미국 대표 아방가르드 편집매장인 'IF 부티크'에 입점하게 됐다. 이 부티크는 꼼데가르송 등 세계 유명 아방가르드 브랜드의 의상만을 셀렉트하는 전문 매장이다. 뉴욕패션위크에 4번의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이처럼 작품의 진가를 알아주는 세계 패션인들이 늘어나는데 보람을 느낀다. 한발 한발 세계 패션 시장의 중심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고 말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