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7연승으로 잘 나가던 FC 서울이 위기에 빠졌다.
두 번 연속 패했다. 9일 K-리그에서는 대구 FC에게 1-2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15일 사우디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는 알 이티하드에 1-3으로 무너졌다.
잘나가던 서울을 위기에 빠뜨린 건 FC 서울을 누구보다 잘아는 이영진 대구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2009년까지 서울에서 선수와 코치를 지낸 '서울맨'이었다. 그가 이끄는 대구는 5월 21일 열린 K-리그 11라운드에서도 서울을 2-0으로 눌렀다. 서울은 ‘적이 된 패밀리보다 무서운 사람은 없다’는 걸 절감했다.
2연패 위기탈출이 급한 서울은 18일 다시 ‘아는 사람’을 만난다. 안익수 감독이 지휘하는 부산 아이파크다. 지난 시즌 FC 서울의 수석코치로 넬로 빙가다 전 감독을 도와 서울이 10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서울은 4월 10일 K-리그 5라운드에서 부산과 1-1로 비겼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다. 서울은 1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기를 치른 뒤 16일 귀국했다. 홈경기이지만 원정경기나 다름없을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게다가 전방에서 기여도가 큰 몰리나와 고명진이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주 공격수 데얀이 고립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은 부산에 일정을 하루만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부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벌이는 부산으로서는 남의 사정을 봐줄 때가 아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서울과 대결을 미룰 여유가 없다.
부산에는 지난 시즌 서울에서 은퇴한 뒤 안익수 감독의 요청으로 K-리그에 복귀한 베테랑 김한윤(37)도 버티고 있다. 김한윤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은 서울전을 앞두고 칼을 갈고 있다.
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사진 = 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