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미연(29)은 '독설가' 방시혁의 편애를 받는 가수다. 소속사가 아닌 외부 가수에겐 거의 곡을 주지 않는 방시혁은 지난 5년간 간미연의 타이틀곡을 모두 썼다. 2006년 간미연의 첫 솔로 '옛날여자'를 시작으로 '미쳐가' '파파라치'에 이어 신곡 '안만나'까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방시혁에게 곡 한 번 받아보려 가요 매니저들이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정말 티가 팍팍 나는 편애다.
카라·브라운아이드걸스·씨스타 등 걸그룹의 물량 공세 속에서 일렉트로닉 댄스 '안만나'를 발표한 간미연은 "걸그룹 무대에 주눅이 들 때도 많다. 하지만 재밌고 신나는 방시혁표 댄스곡이 있어 힘을 냈다"며 가요계 가을 전쟁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또 방시혁의 노래다. 진짜 편애를 받나보다. "내가 아닌 우리 회사 사장님을 아끼시는 것 같다. 하하. 내 성격이 내성적이라 평소 잘 챙기지도 못하고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 늘 감사하다. 시혁 오빠는 2000년 베이비복스 시절에 만났다. 당시 시혁 오빠도 신인 작곡가였는데 '배드 보이'란 곡을 써주었다. 워낙 오래 봤으니 옛정 때문에 챙겨주시나 보다."
-녹음할 때 방시혁은 어떤가. "독설가로 알려졌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주지 않으신다. '안만나'는 변심한 남자친구를 차버리고 쿨하게 헤어지는 내용이다. 노랫말이 재밌고 멜로디도 흥겨워서 그냥 재밌게만 부르라고 하셨다. 한번 녹음했다가 그 맛이 잘 사는 것 같지 않아서 아예 완성본을 엎고 다시 불렀다."
-노랫말처럼 바람난 연인을 차버린 적 있나. "있다. 오래돼서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난 마음이 떠나면 깨끗하게 끝내는 스타일이다. 마음이 식었는데 다시 만나봐야 답이 없지 않나. 아직 '이 사람 아니면 죽을 것 같다'는 사람을 못 만나봐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
-'가수는 노래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제목이 '안만나'인데. "사실 난 지금 무조건 만나야 하는데…. 가사대로 되면 절대 안된다. 친구 유진이와 슈가 결혼해서 정말 행복하게 잘 산다. 아주 속이 뒤집어 질 때가 많다. 하하. 한 친구 집들이에서 유진이와 기태영씨를 봤는데 깨를 볶더라. 정말 부러웠다. 슈도 아기 키우면서 행복에 빠졌다. 아기가 슈를 닮아서 왕방울 눈이 정말 예쁘다.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도무지 만날 기회가 없다. 난 조금만 잘 해주면 홀랑 넘어가는데 왜 이렇게 '건수'가 안 생기는지 모르겠다."
-그럼 뭐하고 지냈나. "밖에 돌아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대부분 집에서 보냈다. 요즘엔 그나마 (심)은진 언니랑 가끔 만나 수다떨고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닌다."
-남 몰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것으로 안다. 왜 밝히길 꺼려하나. "그것 때문에 사실 고민이 많았다. 주변에서 '연예인이니 봉사에 대해 알리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고민해 보니 지금껏 나 편하자고 너무 숨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요즘은 알고 물어보시면 맞다고 한다. 8년째 서울 암사재활센터에서 격주로 주말에 아기들을 돌본다. 음반활동을 할 때는 못 갈 것 같아 미안하다."
-예전보다는 살이 좀 찐 것 같다. "듣던 중 반가운 말이다. 쉬는 동안 세끼 열심히 챙겨 먹고 살을 찌웠다. 말랐다는 얘기 듣기 싫어서. 지금 47kg(신장 170㎝)이다. 근래 몇 년 중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간다. "
-원조 걸그룹 출신이 요즘 걸그룹과 경쟁하는 모양새다. 자신은 있나. "아휴, 자신은 없다. 그들 사이에서 난 앳되지도 신선하지도 않으니까. 가끔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걸그룹이 바로 앞 무대에서 공연하고 난 뒤 무대에 오르면 작아질 때가 많다. 미모나 외적인 퍼포먼스로는 그들을 못 쫓아가겠지. 하지만 난 이제 아이돌이 아니니까 괜한 비교에 고민하고 싶지 않다. 신곡 '안만나'가 참 신나고 재밌다. 이제와서 구름인기를 받겠다는 욕심은 없다. 그저 팬들과 즐겁게 즐겼으면 한다. "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사진=쏘스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