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남자한테 제일 중요한 게 뭔줄알어? 하체여, 하체~"
롯데전을 앞둔 25일 대전구장. 한대화(51) 한화 감독이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던 장성호(34)를 불러세웠다. "야. 네가 왜 요즘 변화구만 오면 못 치는 줄 아냐?" 갑작스럽게 질문을 받은 장성호의 얼굴에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다 네 하체가 부실해서 그려, 하체가."
장성호는 최근 다섯 경기서 타율 0.182 2안타로 고전중이다. 한 감독은 "변화구가 들어올 때는 직구타이밍보다 한 템포 늦게 방망이가 나가야 한다"면서 "그런데 요즘 너는 직구나 들어오나, 변화구가 들어오나 똑같이 일찍 나간다. 다리가 먼저 무너진다. 예전에는 안 그랬다"고 꼬집었다.
한 감독은 "나이 먹으면 타격 자세가 점점 낮아진다. 다 하체에 힘이 빠져서 그렇다. 네가 변화구에서 쉽무너지는 이유도 하체가 든든하게 버티지 못하는 까닭"이라면서 "남자는 평생 하체에 신경 써야 한다. 산에 가면 나이 지긋한 남자들이 많은 이유다. 너도 이제 지금껏 해왔던 것보다 러닝훈련을 늘려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하체 단련에 '올인'하는 베테랑 선수가 많다. 롯데 홍성흔이 대표적. 그는 "선수 생명을 늘리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하체를 집중훈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주먹구구로 뛰었다. 지금은 트레이너와 함께 꼼꼼하게 웨이트 훈련 계획을 세운다. 야구 오래하는데 '하체'만큼 중요한 부분이 또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KIA 이종범은 자신이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전으로 나서는 비결로 "하루도 거르지 않는 허벅지 단련"을 꼽았다.
대전=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