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다른 때에 비해 소개팅 성공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커플이 경기도 하남 미사리 경정공원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다.
소개팅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은 다른 계절보다 소개팅 성공확률이 높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옆구리가 시린 이’의 짝찾기 기대감이 높다.
실제로 소개팅 정보회사인 '커플스'가 소개팅을 마친 남녀를 대상으로 '만남이 이루어졌냐'는 질문을 한 결과, '그렇다'고 대답을 한 이들이 9·10월에 1.5배 많아졌다고 전했다. 자타 공인 연애고수로부터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연애 고수가 공개한 비법
또랑우탕(필명·33·남)은 15세부터 현재까지 무려 5000여명의 여자와 만남을 가진 픽업아티스트(남녀 심리에 능통하고 화술이 좋은 헌팅의 달인·본지 5월2일자)다. 또랑우탕이 공개한 가을 소개팅 성공 비법은 두 가지.
첫 번째는 코디네이션이다. 그는 "몸매가 빈약한 사람들이라면 가을은 확실히 '승부의 계절'이다. 작은 덩치나 좁은 어깨를 옷으로 보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여름에 소개팅의 실패를 맛봤던 이들에게도 "가을까지 기다려봐라. 때가 온다"고 조언을 할 정도.
다른 하나는 바로 냄새다. "습기가 많던 여름에 비해 건조한 가을에는 여자들의 후각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도 먹힌다"며 "남성미를 물씬 풍길 수 있는 향수도 중요하지만 카디건이나 셔츠에서 은은하게 풍겨나오는 세탁 세재야 말로 가장 중요한 필승 요인"이라고 전했다.
가을로 접어든 요즘 픽업아티스트 홈페이지에는 또랑우탕의 조언을 받아들여 소개팅에 성공했다는 후기가 많게는 하루 6000건 정도 올라오고 있다.
결혼정보회사의 커플매니저들은 사진 출사 데이트를 강추한다. 가을 하늘이 청량한데다 햇살도 좋아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선명하게 나오는 것은 기본. 여기에 같이 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다 보면 짧은 시간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고, 사진찍기를 핑계로 자연스럽게 여행을 함께 떠나는 기회도 마련할 수 있어 소개팅 성공률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가을이 좋은 이유
커플매니저 김종윤(31·남)씨는 "가을에 소개팅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월동준비를 하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했다. 김장을 담그거나 모자란 영양을 미리 보충하듯 제 짝 찾기도 인간의 겨울나기 준비 중 하나라는 것이다. 가을에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더욱 추운 겨울을 혼자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겨울에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체온을 상상하면서 소개팅 성공횟수도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소설가 김별아(42)씨는 가을이 갖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게 작용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가을은 낙엽이 지거나 꽃이 떨어져 '소멸'의 이미지가 크다”며 “여기에 감정이입이 된다. 세상에 남기는 것 없이 죽기 전에 자손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