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는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넥타이 하나도 설전의 소재가 됐다. 1일 기자회견에서 두 감독은 날 선 말들을 쏟아냈다. 정장을 한 최용수 FC서울 감독 대행은 ‘노 타이’ 차림의 윤성효 수원 삼성 감독에게 상대에 대한 ‘예의’ 운운했다.
윤 감독은 이에 질세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팀과 8강팀의 차이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조바한과의 이란 원정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수원은 챔스리그 4강에 진출했지만, 서울은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K-리그 최대 흥행카드에 대한 관심은 만원 관중으로 이어졌다. 이날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4만 4537명이 몰렸다. 좌석수는 4만 4000석이다. 자리를 잡지 못한 팬들은 관중석 2층 꼭대기에 서서 경기를 관람했다. 관중이 몰리면서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는 등 통신 장애가 일어나기도 했다.
빅버드가 만석을 기록한 것은 2001년 개장한 이래 처음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입장권은 매진됐지만 티켓대행업체의 실수로 실제로는 관중석이 다 차지 못했다. 정확히 따지자면 월드컵 등 A매치 경기와 K-리그 경기를 통틀어서 만원이 된 것은 이날 경기가 유일하다. 역대 K-리그 관중 기록으로는 9위에 해당한다.
양팀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경기 내내 긴장감이 흘렀다. 팽팽한 균형이 계속 되자 판정 하나에도 선수들은 날카롭게 반응했다. 전반 27분 판정에 항의하다 ‘주의’를 받은 김동진(서울)에게 10분 뒤 다시 파울이 선언됐다. 서울 선수들은 단체로 몰려가 집단 항의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