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다. 정신력으로 뛰었다."
3일 FC 서울과 빅매치가 끝난 뒤 수원 미드필더 이용래(25)는 온몸에 기가 다 빠진 듯했다. 그럴 만했다. 이용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른 뒤 지난달 30일 이란에서 귀국한 뒤 사흘만에 한 시즌 중 스트레스 강도가 가장 높은 경기를 치렀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46경기를 소화했다. 2011년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이 경기에 나선 철각이다. 이용래는 4일 대표팀에 합류해 최다출장 기록을 이어간다.
올해 이용래의 시작은 1월 아시안컵이었다. 3·4위전까지 전경기를 소화한 그에게 겨울 휴식은 없었다. 소속팀의 시즌 개막은 챔피언스리그였다. 이후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번갈이 치르며 32경기에 나섰다. 수원이 결승에 오른 FA컵에서 2차례 나섰다. 그 사이 대표팀을 오가며 A매치 7경기에 출전했다.
시즌은 한창 진행 중이다. 수원은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FA컵에서 3관왕을 노린다. 대표팀의 월드컵 3차예선 일정도 계속 된다. 올해 말까지 A매치 4경기, K-리그 최소 4경기, FA컵 1경기, 그리고 챔피언스리그가 최소 2경기 남아 있다. 이용래가 남은 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면 1년에 58경기 이상 나서게 된다. 유럽에서 매시즌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지난 시즌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총 55경기를 뛰었다. 웨인 루니(맨유)는 47경기였다.
하지만 경남 FC 시절부터 이용래를 아껴온 조광래 대표팀 감독의 조련은 더욱 매서울 전망이다. 조 감독은 "체력에 문제가 있다면 근력을 더 단련해 체력을 키워야 한다. 힘들다고 물러서면 안 된다. 이용래 선수는 앞으로 큰 꿈을 꾸고 있다. 꿈을 달성하려면 더 강한 선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래는 "힘들지만 정신력은 살아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이 모두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팀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며 피로를 씻어냈다.
◇대표 선수 2011년 최다 출전 순위
선수 출전경기 내용
이용래 47 리그 24경기·A매치 13경기·ACL 8경기·FA컵 2경기
기성용 42 리그 20경기·A매치 13경기·유로파리그 4경기·FA컵 4경기·리그컵 1경기
윤빛가람 41 리그 28경기·A매치 9경기·올림픽팀 3경기·FA컵 1경기
이근호 38 리그 26경기·A매치 5경기·ACL 7경기
지동원 36 리그 17경기·A매치 11경기·올림픽팀 3경기·리그컵 3경기·FA컵 2경기
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